중지성성(衆志成城)
◎ 글자풀이: 무리 중(衆), 뜻 지(志), 이룰 성(成), 성 성(城)
◎ 뜻풀이: 여러 사람이 뜻을 모으면 성을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유래:
기원전 524년, 주(周)나라 경왕(景王)이 고액의 동전을 주조하여 시중의 소액 동전을 대체하는 개혁안을 발표하였다.
그러자 주나라 대부 단목공(單穆公)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폐하, 백성들의 부담이 가중되오니 바라옵건대 개혁안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어찌 그렇게 생각하느냐?" 경왕이 묻자 단목공이 대답했다.
"관리들은 개혁안이 반포되기도 전에 미리 알고 소액동전을 모조리 바꿔버리거나 써버리겠지요. 그렇게 되면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하는 백성만 손해를 보지 않겠습니까?"
"소수인의 희생이 따르지 않고서야 어찌 개혁을 이루고 대업을 이루겠소?" 이미 마음을 굳힌 경왕은 단목공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연 얼마후 개혁이 시행되자 시중의 화폐는 하루 밤사이에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다. 주경왕은 이 기회를 틈타 민간의 동전들을 거둬들여 큰 종(鐘)을 만들라고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이때 주나라 악사 주구(樂師州鳩)가 경왕에게 간언했다.
"폐하께서 대종을 주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막대한 인력과 재력이 들것이니 쉽지 않을것으로 사료됩니다. 설령 만들어진다고 해도 청량한 소리를 낼 수 없을 것입니다."
경왕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말했다.
"주나라는 이 땅의 백성들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았소. 경의 말대로라면 백성들이 주나라 왕실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이 부당하다는 뜻이오? 그러니 인력이라고 할 것도 없지. 또한 남아 도는 동전으로 주조하는 대종인데 어찌 재물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소? 과인이 마음 먹은 일이니 그만 돌아가게."
2년이 흘러 대종이 주조되자 주경왕은 문무백관, 제후국의 군주와 사신들을 불러 화려한 준공식을 치렀다. 북소리와 징소리가 요란하고 궁녀들의 노랫가락과 춤사위로 한바탕 잔치가 벌어진 가운데 주경왕은 대종앞에 다가가 직접 타종했다. 장중하면서도 고운 종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도성 전체에 울려퍼졌고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군주의 타종은 뭐가 달라도 다르단 말이야. 만마가 달리는 소리마냥 듣기만 해도 소름돋고 위엄이 느껴진단 말일세." 조정 대신들과 제후국 군주들은 이때가 기회다싶어 삼황오제와 비견할수 있는 군주는 대종을 주조한 주경왕 뿐이라며 치켜세웠다.
마르지 않는 칭찬에 주경왕은 금세 의기양양해졌다. 그러다가 문뜩 대종의 주조를 반대했던 악사 주구가 떠올라 다짜고짜 나무라는 투로 물었다.
"경께서는 저 종이 절대로 멋진 소리를 낼수 없다고 과인에게 호언장담 하지 않았소? 설마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테지? "
한참 침묵하던 주구가 입을 열었다.
"소신이 말한 좋은 소리는 대종의 깊고 청량한 울림소리만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신은 백성들이 들었을때 기뻐하는 소리야말로 진정 고운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폐하의 종은 백성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제아무리 좋은 소리일지라도 백성에게는 고통의 소리일 뿐입니다. 옛말에 민중의 의지가 합쳐지면 견고한 성을 쌓고(衆志成城) 민중의 입은 무쇠도 녹인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이에 경왕은 그만 할말을 잃고 말았다.
사자성어 중지성성이란 여러 사람의 뜻이 합쳐지면 금성철벽을 이룬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하나같이 단결된 힘은 당할자가 없음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