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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무사들의 숨결이 흐르는 태권도마을
2014-04-03 17:32:19 cri

      연수원을 나서는데 웬 일인지 찬바람처럼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길가의 나무 우듬지에서 청승맞게 들리는 까마귀의 울음소리에 비로소 찜찜한 느낌의 진원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는 까마귀가 많아요. 옛날에 피가 많이 흘러서 그렇다고 해요." 안내자로 나섰던 김희욱 씨가 우리 방문단 일행의 화제에 이렇게 한마디 끼어들었다.

      "이 고장의 무주라는 이름은 바로 '피바다'라는 의미이라고 전해요."

      김희욱 씨는 전라북도 체육관원인데, 연수원을 망라한 무주 태권도원(跆拳道園)은 그들의 관리 범주에 들어있다. 그는 언제인가 태권도원 설립, 관리와 관련하여 해당 전문가들을 수행하면서 무주의 역사에 대해 소상하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옛날 신라와 백제의 격렬한 싸움으로 계곡물이 항상 피로 물들어서 우거질 무(茂), 붉을 주(朱) 자를 넣어 이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라와 백제를 잇는 라제통문

      무주는 한반도의 허리로, 신라와 백제의 경계 관문이 있었다.

      사실상 무주에서 무사들의 등장은 삼국시기를 지나 멀리 삼한(三韓) 시대에 이른다. 무주 구천동은 옛날 9,000명의 호국무사가 수련을 하면서 살았다고 하며 둔지(屯地)라는 의미에서 구천둔(九千屯)이라고 불렀다는 조선시대의 기록이 있다. 이 9,000명의 호국무사가 밥을 짓기 위해 쌀을 씻은 물이 눈 같이 하얀 내(川)를 이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설천면(雪川面)이라고 한다.

      옛 지명에서 볼 수 있다시피 무주는 무사들이 수련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무주가 국책사업인 태권도원 프로젝트를 유치할 때 관련한 심사위원들의 각별히 높은 점수를 받을 법 한다. 태권도원의 원래의 출발 이름은 '태권도공원', 하지만 '공원(Park)'이 주는 어감이 태권도의 '도(道)'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 나중에 '태권도원(園)'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이때 따라 삼한시대 그리고 그 후의 삼국시대 무사들이 닦은 무예가 바로 이 태권도가 아닐까 하고 묘한 생각이 갈마든다.

      과연 천년의 시공간을 가로지른 옛 무사들의 그 무슨 예시(豫示)였을까?…

태권도에 숨은 천년의 비사(秘事)

      실제 무주의 땅을 휩쓸었던 옛 무사들의 화려한 발차기는 태권도의 무술동작이었을 수 있다고 한다. 태권도는 그 기원이 멀리 고대 부족국가로 거슬러 올라가는 등 고조선 때부터 있은 조선민족의 전통무술이기 때문이다

      "상고시절 치우(蚩尤)를 태두로 한 우리 동이족의 대표적인 무술이라고 할수 있어요." 오춘성교수는 이렇게 말의 끈을 풀었다.

      오춘성교수는 대학교 시절부터 태권도를 전공, 태권도 역사에 대해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이다. 그는 왕조의 교체에 따라 국명이 변하듯 태권도도 다른 예외가 아니었다고 소상하게 설명했다.

      왕조의 교체에 따라 국명이 바뀌듯 태권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태권도의 얼굴은 권박(拳搏), 수박(脚戱), 상박(上搏), 수박(手搏) 등 시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태권도라는 이름에 근접한 "태껸"은 삼국시대에 등장한다고 한다. 삼국은 모두 말 타기와 궁술을 비롯하여 맨손 격투의 무예를 장려했다. 특히 신라에서는 화랑도(花郎道)가 존재하여 청소년 집단 교육의 도구로 태껸 같은 무예 수련을 강조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고분벽화와 문헌의 기록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국시기 고분의 벽화, 태권도 품새모양을 하고 있는 무술인이 있다

      태권도의 이름은 1954년 처음으로 "태권도"라는 제정된 후 1965년 정식으로 현재의 태권도로 명명한다. 1972년 국기원(國技園)의 설립을 계기로 체계적인 지도자양성과 교육체계를 수립하며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의 창설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의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연속 상승세를 긋는다.

      잠깐, 일화가 있다. 한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 박사는 영어에 능숙한 인물로, 옛 이름 태껸을 우리말로 옮길 때 늘 "태권"이라고 발음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어설픈 발음이 나중에 "태권도"라는 이 멋진 이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국 국회의사당 대청에 있는 이승만 대통령 조각상

      "태권도의 태(跆)는 태풍처럼 거세고 힘 있게 뛰어 차는 발을 뜻하고, 권(拳)은 주먹을 의미하며, 도(道)는 '인간이 가야할 길'을 수련한다는 것을 뜻하죠."

      오춘성교수는 태권도는 체력과 정신이 혼합된 모든 운동의 기본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 도리를 지키는 호신을 교육의 목표로 삼는다는 것. 이처럼 태권도는 다른 운동과 달리 "정신과 인격수양을 통한 체력단련"이 병행되는 특징적인 운동이다.

      옛 무사들의 천년의 혼은 태권도라는 이 이름에 물처럼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무사들의 마을 태권도원

      태권도원은 흰 구름이 감도는 백운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태권도원은 관중석 4540석 규모의 태권경기장을 비롯해 체험관, 연수원, 연구소, 한옥 명인관, 명예의 전당, 전망대 등으로 이뤄진다. 외국의 태권도 연수생들이 오더라도 얼마든지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다고 한다.

      와중에 주축으로 되는 연수원은 흡사 당금이라도 머리를 들고 하늘로 날아오를 듯싶은 한 마리의 용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우리 태권도원은 중국 쿵후의 상징인 소림사나 일본 사무라이의 고향인 무사마을이 부럽지 않아요." 태권도원 관계자의 신심에 젖은 말이었다.

      정말이지 그럴 법 한다. 관계자의 소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개원하게 되는 태권도원은 투입비용만 해도 민간자본을 포함하여 총 6000여억원(한화)이며, 부지가 231만㎡ 넓이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국책사업인 동시에 전라북도가 1시군 1프로젝트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무주군의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술을 닦는 사람들이 중국에 가면 소림사를 찾듯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우리 무주를 찾게 될 겁니다."

태권도 연수원에서 훈련하고 있는 어린이들

      연수원의 수련장에는 어린 수련자들이 한창 주먹 지르기, 발차기 등 공격과 방어 기술의 연결동작을 이은 품새를 훈련하고 있었다. 수련장에 간간이 울리는 앳된 목소리의 외침은 바야흐로 용의 꿈틀임을 할 태권도원의 미래를 떠올리는 듯싶었다.

남대천 강가에서 수련하고 있는 태권도 수련자들

      태권도원의 앞을 흘러 지나는 남대천(南大川)에는 오른쪽의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흰색의 다리, 노란색의 다리, 청색의 다리… 검은색의 다리가 아홉 개 놓여있었다. 태권도의 품새에 따른 띠 색깔을 순서대로 하나씩 다리에 색감으로 물들였다고 한다.

      제일 위쪽의 검은색 다리 부근에는 마침 고단자들이 명상수련을 끝내고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이 사범들은 이른 새벽부터 여기에 나와서 수련을 하고 있어요." 태권도원 관계자가 소개하는 말이다.

      산과 물과 나무와 하나로 어우러진 수련자들은 하늘 아래에 태권도의 남다른 풍속도를 그리고 있었다. 최고의 수련의 경지에 이르는 데는 추호의 멈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상기시키는 대목이었다.

한국 용인대학 태권도 사범들의 시범공연 한 장면

      "우리 태권도원은 바로 한국이 세계 태권도 수련자들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배종신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은 태권도원 소개사의 서두를 이렇게 떼고 있었다.

      무주 태권도원을 태권도 수련자들이 자신의 심신을 닦는 성스런 장소로 만들겠다는 것. 그는 태권도를 이젠 단순한 무도(武道)를 뛰어넘어 하나의 한류문화로 승격할 것이라고 거듭 말한다.

성지(聖地)로 거듭날 그 날은

      현재 전 세계 태권도인구는 약 200개국에 걸친 7000여만 명으로 추산된다. 해외의 태권도장에서 배출한 초단 이상의 유단자만도 8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웃한 중국에만 공식 등록된 태권도 도장이 10만개, 비공식적 집계로는 무려 40만개에 이르는 현 주소이다.

      태권도 수련자의 꿈은 모두 언제인가 종주국 한국에 가서 당당하게 태권도 수련을 해보는 것. 하지만 종주국에서 도복을 입고 마음껏 발차기를 할 만한 전당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다들 가는 곳마다 실망하기 일쑤였던 것. 오죽하면 해외 도장의 태권도 사범들이 "낯이 뜨거워 제자들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고 할까.

 

백운산 기슭의 태권도원 연수원

      "태권도원은 사범들에게 '마음의 고향'으로 될 수 있어요." 월간 "아이러이브 태권도" 편집자 윤영용 씨는 이렇게 자기의 일가견을 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태권도원은 앞으로 연수나 관광지 이상으로 세계 태권도 수련자들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 태권도는 일찍 세계화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문화상품으로 그럴 가능성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더구나 전 세계 태권도 수련자의 엄청난 규모를 감안할 때 성지화(聖地化)의 가능성은 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미상불 무사들의 옛 수련의 마당이었던 무주는 애초부터 용의 화려한 춤을 어디인가 숨기고 있은 게 아닐까…       

  (글/김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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