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一诺千金" 이 성구는 하나 일(一)자에 승낙할 낙(诺)자, 일천 천(千)자에 쇠 금(金)자로 이루어 졌다.
뜻풀이
여기서 "诺"는 응낙하다, 낙언이라는 뜻이다. 낙언 한마디가 천금같이 귀하다는 말로서 말은 신용이 있어야 함을 비겨이른다.
한번의 승낙이 천금같다, 한번 승낙한 일은 천년이 가도 변치 말아야 한다, 일언중천금 이라는 뜻이다.
유래
초나라와 한나라가 패권을 다투던 시기, 류방(刘邦)은 항우(项羽)의 부하인 계포(季布)에게 몇번이나 참패를 당했다. 나중에 항우의 군대가 패하자 계포는 홀로 포위망을 뚫고 나와 그때부터 먼곳으로 망명했다. 계포에게 한을 품었던 류방은 지명수배령을 내린 동시에 그를 숨겨두는 자는 3족(三族)을 멸한다고 선포했다.
계포는 원래 초나라 사람이었다. 종군하기전부터 의를 중하게 여기고 의로운 일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재물도 기꺼이 내놓았으며, 천하의 호걸들을 많이 사귀어 온지라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그의 피난을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체포하려는 자들이 길길이 날뛰자 숨어사는 것이 더이상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긴 계포는 하인으로 변장하여 주가(朱家)네 집으로 들어갔다.
주가는 당시 유명한 협객이었다. 한눈에 계포를 알아봤으나 일부러 모른체 눈감아줬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오래동안 몸을 숨길 수 없다고 생각되어 다른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주가는 계포를 잘 돌봐주라고 아들에게 부탁을 한뒤 류방의 근신(近臣)을
만나러 낙양(洛阳)으로 갔다. 주가는 이렇게 말했다.
"신하된 자로서 자기의 군주를 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계포 역시 항우의 신하로서 초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바쳐 싸웠습니다. 몇번이나 한왕(汉王)을 물리친 것도 그가 유능한 신하이기 때문입니다. 폐하께서는 너그럽고 인자하신 성군(圣君)이거늘 어찌 지난 일에 연연하시는 것입니까, 계포는 보기드문 유능한 신하입니다. 지금처럼 계속 쫓기만 한다면 그는 다른 나라에 도망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조는 유능한 신하를 잃게 됩니다. 적으로 만들기보다 우리편으로 만드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설득력 있는 주가의 말을 듣고 류방의 근신은 류방을 만나 주가의 의견을 전했다. 그 말을 들은 류방은 자신의 처사가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그는 지명수배령을 취소했을 뿐만아니라 계포를 조정의 중랑장(中郎将)으로 명했다. 계포는 큰 감동을 받고 매우 열심히 일했다.
계포의 고향사람인 조구생(曹邱生)은 말솜씨가 유난히 좋았다. 평소 계포를 매우 존경해왔으나 연분이 없어 알고지내지 못했다. 후에 낙양에서 계포가 중랑장이 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게 되었고 두장군(窦长君)에게 계포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일찍부터 조구생이 말만 잘하고 실속이 없는 사람이라고 전해들은 계포는 두장군에게 "나는 조구생에 대해 그어떤 호감도 없다. 그와 같은 벗을 사귄다면 세상사람들이 나를 비웃을까 두렵다" 라고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조구생은 계포가 알고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말솜씨가 뛰어난 이외에도 충직하고 온후하게 남을 대했다. 영웅호걸들을 알고 지내는 것을 특별히 좋아했던 조구생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친히 계포를 찾아갔다.
조구생이 찾아오자 계포는 반갑지 않았지만 거절하기도 민망하여 매우 차갑게 그를 대했다.
미리 예상했던 일인지라 조구생은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초나라 사람이고, 나 또한 초나라 사람이요. 한고향 사람끼리 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옳지 않겠소? 초나라의 속담에 <말 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 당신이 지금과 같은 명성을 갖게 된데는 내가 적극적으로 선전한 원인도 없지 않소, 어찌하여 벗이 될 수가 없단 말이오?"
조구생의 말을 듣고난 계포는 노여움을 풀고 매우 기뻐하며 조구생과 벗으로 되었다.
"一诺千金"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