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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 너 =?》
2009-03-09 17:02:54               
cri

《너들은 이 좌석에서는 동생이 됐다 저 좌석에서는 형님이 됐다하는데 대체 무슨 관계니?》

《말그대로 관계지. 지금 관계라는 자체가 바로 일종의 생존수단이지. 그것도 아주 중요한 수단이지. 그것뿐이 아니야. 먹물이 든 너는 잘 알겠지만 지금 관계는 생존수단 차원을 넘어서 관계자본이 됐어.》

《관계자본? 나한테는 생소한 단언데.》

《글만 파먹고 사는 너한텐 별로겠지만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관계, 특히는 공직자들과의 관계는 필수적인 자본이지. 외국의 자본가들은 말이야. 가지고 있는 자본을 담보로 가치증식을 실현하지만 우리같은 사영업자들은 대체로 관계를 통해 그 가치증식을 실현하는게 지금 중국의 현실이야. 말하자면 중국특색이 있는 가치증식 현상이라고 할가…》

그 말은 맞는 말이다. 중국에서 치부한 사영업자들을 보면 대체로 빈털터리로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자본이라곤 회전이 빠른 머리 하나 밖에 없다. 그래서 치부의 지름길을 찾은것이 바로 관계망 구축이였다. 관계망을 통해 대부금을 타내고 또 관계망을 통해 좋은 대상을 차지하고 관계망을 통해 탈세루세하고, 하여간 관계는 강덕만의 말마따나 가치증식을 실현하는 중국 특유의 현상이다.

《 그 뜻을 좀 알것같은데 한국의 류행어를 빈다면 한마디로 정경유착이구나.》

《그래 정경유착이지. 하긴 지금 정경유착을 권력과 돈의 공존관계, 말하자면 권력과 돈의 결탁으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아. 기실 정경유착이란 좋은 단어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말고 그 뜻을 정치는 경제를 떠날수 없고 경제는 정치를 떠날수 없다고 해석하면 좀 좋으냐.》

강덕만이가 정치와 경제의 상호 의존관계로 정경유착을 듣기좋게 풀었지만 정경유착은 어디까지나 부패현상이다. 정경유착은 어디까지나 서로 주고 받는 관계다. 누군가 정경유착은 무형자산과 유형 자산간의 교역이라고 했다. 권력자가 가지고 있는 무형자산에는 대부금 담보라던가 대상선정, 입찰 결정 권리, 전매특허권, 독점경영권 등등이 있지만 권력자가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무형자산은 국가기관의 신용과 권리이다. 그러한 무형자산을 돈을 사서 국가소유가 아닌 개인 소유의 유형자산으로 만드는것이 바로 회뢰자들이 노리는 목적이다.

《난 사업가는 아니지만 가끔 귀동냥해서 얻어들은 말인데너들 사업가들속에서 지금 이런 말이 류행이더구나. 〈국가간부는 사업가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무형자산이다〉》

《그 말 맞지. 그 말 나쁘게 해석해서는 안돼. 국가간부의 정확한 지도밑에서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한다고 해석하면 얼마나 듣기 좋니.》

《너 진짜 달변이고 궤변인걸 보니 어디서 많이 얻어들었구나.》

《나 비록 소학교밖에 나오지 못했어도 사회대학은 몇십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거야. 날 우습게 보지 마. 사회생활에서 난 박사정도는 될거야. 참, 내가 너한테 명함을 주지 않았구나.》

강덕만이 넘겨준 명함장 뒷면엔 겸직한 직무명이 꽉 차있었다. 교육학원 명예학장, 체육인협회 명예회장, 장애자협회 명예회장, 문학예술련합회 고문, 사회발전기금회 명예회장, 21세기 발전전략 연구회 명예회장… 눈이 어지러워났다.

《다 돈 주고 산거겠구나.》

《돈 주고 산것이 아니라 내가 사회에 환원한 재부에 대한 평가라고 봐야지. 그런데 너 나와같은 사영업자들을 보는 시각이 좀 이상하다. 그런 시각에서 우릴 평가하면 넌 시대의 락오자야. 우릴 무시하지 마. 어느 한 지구를 상대로 낸 통계인데 부자들중 98%가 사영업자들이야.》

《나도 신문에 실린 그 통계를 봤어. 부자들중 70%가 농민출신이고 그 중 70%가 소학교 문화정도밖에 안된다고 했더구나.》

《그건 다 예전의 낡은 관념으로 정한 문화수준이야. 지금의 시각으로 대학을 론하면 청화대학도 대학이고 사회도 대학이야.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은 청화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더 훌륭한 사회대학을 나왔다고 봐야지.》

궤변같은 말을 더 듣고 싶지 않았다. 졸음이 왔다. 그런데 강덕만은 말할수록 더 신이 나는 모양이였다. 내가 련거퍼 크게 하품을 하자 강덕만은 말을 거둬들였다.

《오랜만에 정치경제학을 풀어봤구나. 어때, 이만한 리론수준이면 어느 대학의 연단에도 나설만 하지. 하하하…》

《그래, 그 수준이면 인민대회당에서 국가 지도자들에게 강연할만도 하겠다.》

《지도자들의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경제에 대해서 진짜 아는 지도자가 별반 없어. 말로는 입버릇처럼 시장경제요, 경제전략이요 하며 떠벌리고 있지만 사실은 경제에 대해서 문맹과 다름없어.》

지도자들에 대한 화제가 새롭게 시작될가바 나는 이젠 좀 자야겠다고 옷을 벗었다.

《그래. 혼자 잘 자. 아가씨를 내쫓은걸 후회하지 말고 으흐흐…》

강덕만이 껄껄대며 나가버렸다.

이튿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텔레비죤을 켜니 D시 텔레비죤방송국의 아침뉴스가 나왔다. 시에서 렴정건설 좌담회를 열었다는 아나운서의 소개가 있은후 화면엔 회의 장면이 나왔다. 한철이가 한창 연설하고 있었다.

《…지금 일부 지도간부들 중 유행되고 있는 말이 하나 있는데 그 말인즉 이러합니다.〈권력을 행사하되 도를 넘기지 말고 선물은 받아도 뢰물은 받지말며 녀자는 좋아해도 조강지처는 버리지 말라.〉 일부 지도간부들은 이 말을 지도간부 자리를 지키는 일종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인민의 충복으로 되여야 할 사람이 이런 말을 좌우명으로 삼으면 되겠습니까. 저의 좌우명은 이렇습니다. 인민이 준 권력은 인민을 위한 사업에 쓰고 돈은 로임외엔 받지 않으며 녀자는 안해외엔 왼눈도 팔지 않는다…》

듣는 사람들이 열렬히 박수치는 장면이 한참 나왔다. 옛날에도 벼슬한 자에 대해 네가지 부류로 나누었는데 첫번째 부류는 백성을 사랑하고 덕정을 베푸는 자이고 두번째 부류는 덕정을 베풀지 않아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 자이며 세번째 부류는 작은 득실은 챙기되 나쁜 짓은 하지 않는 자이고 네번째 부류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리속만 챙기는 자이다.

《권력은 인민을 위한 사업에 쓰고 돈은 로임외엔 받지 않으며 녀자는 안해외엔 왼눈도 팔지 않겠다》는 한철은 첫 부류에 속한다고 봐야 할것이다.

내가 북경에 돌아온 후 강덕만이 출장길에 북경을 거쳐가면서 문안전화를 걸어왔다. 내가 술 한잔 사겠다고 하니 그럴 겨를이 없다면서 언젠가는 머리도 쉬울겸해서 가족동반하여 북경에 오겠으니 그 때 시간을 넉넉이 잡고 만나자고 했다.

겨울방학에 안해가 애를 데리고 목단강에 있는 친정집으로 간지 며칠 안되여 강덕만이 기별도 없이 문득 북경에 나타났다. 급히 떠나다나니 혼자 왔다고 했다.

《호텔에 들것없이 우리 집으로 가자. 나 혼자 뿐이야.》

《마침 잘 됐구나. 나도 호텔에 들 생각이 없었어. 호텔은 사람들이 북적대니까 귀찮기만 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 집에 거처를 정한 강덕만은 일주일이 되여도 떠날념을 하지 않았다. 내가 출근하면 강덕만은 혼자 집에서 텔레비죤이나 VCD를 보면서 날을 보냈다. 머리나 쉬울겸 북경에 왔다고 해서 그런가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니 좀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강덕만은 밖엔 전혀 나가지 않았고 집에 전화도 치지 않았다. 그를 찾는 전화는 한통도 없었다. 전화련락을 아주 끊어버린것 같았다. 저녁에 퇴근하면 강덕만이 저녁상을 차려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엔 그냥 술이였다. D시에 갔을적만해도 강덕만은 여유작작한 모습으로 궤변같은 소리를 탕탕 쳐댔었는데 그런 도고한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풀이 죽은 모습이였다. 술상에서 꺼내는 화제는 거이다 시시껄렁한것이였다. 술 마시면서 가끔씩 한숨을 토해내는것이 여러번 내 눈에 잡혔다.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아서 한번은 직방 물었다.

《너 무슨 고뇌라도 있는 모양이구나.》

《뭐 없어.》

강덕만은 말끝에 가벼운 한숨을 달았다.

《너 그 대답이 아주 맥빠진걸 보니 꼭 말못할 사연이라도 있는가본데.》

《하긴 사연이야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지.》

《그런데 내 느낌으로는 네가 가지고 있는 사연은 보통 사연이 아닌것 같은데. 혹시 너 머리 쉬우려 온게 아니고 피신온게 아니니?》

이 말에 강덕만이 발끈했다.

《야, 내가 뭐 죄인이라고 피신다녀? 네 눈에 내가 그렇게 밖에 안 보여?》

《너 왜 흥분하는거야? 까놓고 말하지. 너 북경에 와서 밖은 왜 안 나가는거야? 그리고 전화통화는 한번도 없고. 회장이면 하다못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도 알아봐야 할게 아니야.》

《너 지금 나한테 축객령을 내리는거니?》

《난 그저 네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일을 알고 싶을 뿐이야.》

강덕만은 말없이 술만 연거퍼 입에 털어 넣었다.

《술 그만해라. 몸 상하겠다.》

《오늘 취하고 싶구나. 미안하지만 오늘 술동무해달라.》

술 한병 다 비운후 강덕만이 내 앞에서 실사정을 털어놓았다.

《역시 네 눈이 날카로워. 네 짐작한대로 난 지금 피해 다니는 몸이야.》

강덕만은 차 밀수에 손을 댄지 오래 됐다고 한다. 몇해전 차 밀수를 시작할 때 시 정부에서는 지방의 세금수입을 늘이기 위해 차 밀수에 푸른등을 켜주었다고 한다. 차 한대당 입경비를 만원만 내면 그냥 차 패쪽을 달아주었다고 한다. 후에 국가해관총국에서 조사조가 내려오고 성 검찰기관이 조사에 개입된후로는 차 밀수가 즘즘해졌다고 한다. 강덕만이도 한동안은 차 밀수에서 손을 뗐다가 지난해에 다시 손을 댔는데 그것이 들통났다는것이였다. 승용차 한 두대면 몰라도 건설업체에서 쓰는 대형 트럭이 십여대라고 하니 걸려도 크게 걸렸다. 밀수사건으로 판정이 나면 강덕만뿐이 아니라 거기에 개입된 많은 사람들이 다치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정부 관련 부서와 회사측은 트럭은 밀수로 들여온것이 아니고 상대측 회사가 물어주어야 할 무역거래액을 차로 변상하여 보낸것이라고 서류를 꾸미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동안 조사를 피해 어디가서 숨어있으라는 권고가 있어 강덕만은 나의 집을 피신처로 택했다고 했다.

《너 나를 죄인으로 만들었구나. 비호죄, 은닉죄, 또 무슨 죄명이 있더라…》

《너한테 련루되게 할 생각은 꼬물만치도 없어. 넌 모른다고 하면 다야. 사실 너한테 비밀로 지키려고 했었는데 네가 너무 캐묻는 바람에. 오늘 내가 말 안한셈으로 치자. 너도 아무 말도 못들었고.》

그 후 며칠이 지난후 강덕만이 장거리 전화를 한통하겠다고 했다.

《너 이제보니 휴대폰도 없구나.》

《내 휴대폰 번호는 검찰기관에 체크돼서 집에 두고 나왔어.》

내가 저녁상을 차리는 사이에 강덕만은 어디엔가 전화를 걸었다. 조용조용 말하던 강덕만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면서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나만 불구덩이에 밀어넣고 너들은 싹 빠지겠다는거야? 뭐라구? 한 사람의 작은 희생으로 여럿을 구한다? 개소리치고 있네. 너 똑똑히 알아둬. 나 혼자 무덤을 판게 아니야. 무덤은 함께 판것이니까 무덤에 들어가는것은 나뿐이 아니야. 너를 비롯해서 여럿이지. 그러니 내가 묻힐 무덤은 합장무덤이 될거다. 그래 나 지금 흥분하고 있다. 좋다, 조용히 네 말 먼저 듣겠으니 말해봐.》

강덕만은 한참이나 말없이 상대방의 말을 한참 듣기만 하다가 《그래 알았다. 내 생각해 보구.》하고는 통화를 끊었다.

《무슨 일이 생겼니?》

《나 원 기가 막혀서, 나 보고 자수하라는거다.》

《누가?》

《부시장이.》

《한철이가?》

강덕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한철이와 통화했니?》

《그래, 그 녀석이 하는 말이 대형 트럭은 상대측 회사에서 물지못한 무역거래액을 변상한것이라고 일단 일을 마무리 했는데 벤츠 승용차 네대만은 안된다는거야. 그 녀석이 하는 말이 내가 희생양으로 나서 달라는거야. 뒷일은 자기가 다 처리하겠대.》

《어떻게 할 작정이냐?》

《내 입만 터지면 여럿이 함께 무덤으로 갈수 있겠지만 그럴 필요까진 없잖아. 그 녀석이 하는 말이 자수하면 기껏해야 유기형 1년에 집행유예 1년정도 될거니까 나보고 희생양이 돼달라는거야.》

《너들 관계는 대체 무슨 관계냐?》

《좋게 말하면 〈한 전호속의 전우〉이고 듣기싫은 말로 표현하면 〈한 도적배에 오른 해적〉이지.》

그날 밤 강덕만은 한철이를 《한 전호속의 전우》로 아니, 《한 도적배에 오른 해적》으로 만든 경과를 피력했다.

사영업자가 가장 필요한것은 돈이다. 빈손으로 사업을 시작한 강덕만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먼저 대부금을 손에 넣어야 했다. 그래서 구축한것이 관계였다. 소학교나 겨우 나온 강덕만이 부시장에게 접근한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러나 관계를 구축하는데는 상대방의 처와 자식, 친척을 통하는 지름길이 있었다. 그래서 돌파구로 잡은것이 한철의 처였다. 지금 유행어로 《일 잘하는 놈 말 잘하는 놈보다 못하고 말 잘하는 놈 불어대는 놈보다 못하고 불어대는 놈 아첨하는 놈보다 못하며 아첨하는 놈 찔러주는 놈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돈을 그냥 찔러주면 받지 않을가 싶어 강덕만은 회전이 빠른 머리를 굴렸다. 강덕만은 우선 한철의 처를 마작판으로 끝어들였다. 한철의 처는 워낙 허영심이 많고 놀음을 좋아하는 녀자라고 했다. 처음엔 놀음삼아 그냥 노는척하다가 나중에는 돈을 걸었는데 번마다 강덕만은 미리 짜고들어 그냥 져주었다. 한철의 처가 돈을 따게 되면 《재운이 트면 관운도 튼다》는 말까지 개여올리는것을 잊지 않았단다. 강덕만의 말로는 《고기는 미끼만 보지 그 속에 낚시가 든줄 모른다》는 것이다. 두번째 절차로 선물공세를 들이댔다. 선물도 그저 사 들고 가는식이 아니였다. 화초를 기르기 좋아하는 한철의 처에게 강덕만은 시가로 만원되는 군자란을 선물했다. 그리고는 이튿날 수하 직원을 한철이네 집으로 보냈다. 그 직원은 군자란 소장가로 자처하면서 세상에 보기드믄 군자란이니 한철의 처에게 군자란을 팔라고 했다. 값은 부르는 대로 주겠다고 했다. 나중에 한철의 처는 10만원을 받고 그 군자란을 팔았다. 실로 강덕만의 수완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받는 자도 마음 편히 받게 하는것이 지금의 회뢰기교라고 했다. 강덕만은 지금 세상엔 가능하지 못한 일이 없다고 했다. 례들면 뱀이 코끼리를 삼키는것도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다음 전략은 일가 친척들을 회사에 받아들이는것이였다. 적어도 부장직에 앉혀놓고 하는 일 없이 로임과 장려금을 꼬박꼬박 받게 했다. 한철의 아들이 외국류학에 드는 담보금과 학비, 그리고 생활비용을 강덕만이 전담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강덕만은 한국에 있는 한철의 삼촌이 돈을 대주는것으로 만들었다. 항일전쟁 때〈곡선구국〉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강덕만은 관계구축에서〈곡선관계〉라는 새 단어를 발명해 냈던 것이다. 조선말 속담에 〈곁을 쳐서 속을 울린다〉란 말이 있다. 강덕만이 노린 효과가 바로 그것이였다. 〈곁〉을 부지런히 쳐대니 나중에는 〈속〉이 울렸다는것이다. 한철의 말 한마디에 대부금을 쉽게 타내올수 있었고 한철이 싸인한 쪽지 한장으로 쉽게 돈을 벌고 리윤이 많은 대상을 입찰할수 있었다. 강덕만의 좌우명이 바로〈돈을 벌려면 간부를 움직여라〉이다.

《너하고만 하는 얘기니까 너 알고 나 알고 하늘이 안다고만 생각해라. 한철의 말대로 기껏해야 유기형 1년, 그것도 집행유예 1년을 마치면 다시 사업을 시작할수 있을거고 한철이와의 관계도 그냥 남아있으니 재기가 빠를거야. 한철 그 녀석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할 감이야. 그러니 한철이와의 관계에 대해선 절대 비밀에 부쳐달라. 혹시 그 녀석이 아예 발뺌을 해서 날 아주 지옥에 처넣으면 너 글로 써서 세상에 알려라. 하긴 그럴 녀석은 아니지만 정치하는 놈 량심 개 떼줬다는 말이 있지 않니. 만일을 대비해서 하는 말이다.》

아주 유언같은 말이였다. 강덕만의 치부비결을 들으니 갑자기 한철의 처가 한철을 대신해서 동창모임에서 내놓은 알아맞히기 문제가 떠올랐다.

《너+나=?》

이 문제를 강덕만과 한철의 관계에 적용한다면 어떤 답이 나올가? 그래서 이 알아맞히기 문제를 강덕만에게 냈다.

《나와 그 녀석을 합치면 뭐가 되냐 말이지. 보나마나 관계지.》

《그건 정답이 아니야.》

《그럼 한국의 유행어를 빈다면 〈정경유착〉이겠지.》

《그것도 정답이 아니야.》

《그럼 무엇이 정답이야?》

《부패야! 부패!》

강덕만은 쓰게 웃기만 했다.

한달이 지난후 강덕만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자수했기에 벌금 60만원을 내고 감옥행은 면했다고 하면서 한철이가 시장으로 승진했다고 했다. 그러곤 강덕만은 이런 말을 했다.

《지난번에 너 알아맞히기 문제를 냈었지. 네가 말한 그 문제 정답이 맞지않아. 정답은 말이야. 나+너= 공존이야. 공존!》

그 말에 나는 어이없는 웃음만 흘리고 말았다.

2001년 6월 18일

북경에서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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