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8 09:19:06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성-27] 건수: 民家의 박물관

(사진설명: 아름다운 건수고성)

중국의 유명한 고성(古城) 시리즈 중 스물 일곱 번째는 민가(民家)의 박물관이라 불리는 건수(建水)이다. 채색구름의 남쪽 운남(雲南)에 위치한 건수는 예스러운 운치가 다분하고 중원(中原) 색채가 짙은 변방의 고성이다.

천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는 고성에 많은 명승고적을 남겨 건수는 ‘고건물의 박물관’, ‘민가의 박물관’이라 불리며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도 예스럽고 소박하면서도 조용한 생활을 이어온다.

건수는 옛적에 파전(巴甸)이라 불렀으며 당(唐) 나라 때인 800년대에 남조국(南詔國)이 이 곳에 혜력성(慧歷城)을 축조했다. 혜력이란 고대의 이(彛) 족어로 바다를 뜻하며 그 의미를 따라 한자어로 건수라 부르게 되었다.

(사진설명: 공중에서 본 건수고성)

명(明) 나라 때인 1387년에 기존의 토성을 벽돌로 고쳐 쌓아 오늘날도 멀리서 건수성을 바라보면 성루(城樓)에 새겨져 있는 ‘웅진동남(雄鎭東南)’이라는 네 글자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운남 남부의 정치와 군사,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7백여 년 동안 해온 건수는 한(漢) 문화와 현지의 소수민족 문화가 서로 어우러진 독특한 변방문화를 형성했으며 그런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매개체가 바로 건수의 고대 민가건물이다.

고성에 들어서면 온갖 모양의 민가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하니(哈尼) 족의 버섯 모양의 건물과 대나무 지붕의 건물, 이(彛)족과 다이(傣)족의 토담집, 한(漢)족의 기와집 등이 각자 특색을 자랑한다.

(사진설명: 건수고성의 고건물)

모양이 아름답고 반듯하며 공간이 풍부하고 색채가 우아한 이런 민가들은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도 여전히 완전하게 보존되어 건수의 역사와 문화, 풍속을 잘 보여준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건수성에서는 곳곳에 자리잡은 사원과 사당, 다리와 탑이 예스러움을 자랑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문화재는 전국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건수 문묘(文廟)와 현지 최초의 사원인 지림사(指林寺)이다.

또 6백 년 동안 우뚝 솟아 있는 조양루(朝陽樓)와 중국의 고대 교량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쌍룡교(雙龍橋), 독특한 풍격의 문필탑(文筆塔), 아름다운 주가화원(朱家花園)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설명: 웅장한 조양루)

고성의 중심에 자리를 잡은 조양루는 명 나라 때인 1389년에 축조했다. 당시 건수성의 동쪽 성루였던 조양루는 6백 년이 지난 오늘날도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솟아 웅장함을 자랑한다.

3층으로 된 조양루는 48개의 굵은 기둥과 수많은 대들보들에 받들려 있다. 팔작지붕에 날아갈 듯 귀퉁이가 건듯 들린 처마, 대들보와 기둥에 화려한 조각과 그림이 조양루를 예스럽고 화려하게 단장한다.

조양루에는 무게 5백 킬로그람이 넘는 큰 구리 종이 걸려 있으며 종에 새겨진 용은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듯 생동하고 종의 주변 누각 곳곳에는 다양한 짐승이 새겨져 감탄을 자아낸다.

(사진설명: 예스러운 건수문묘)

800여년 전의 원(元) 나라 때 축조한 건수문묘는 중국에서 공자(孔子)의 고향에 있는 곡부(曲阜) 문묘에 버금가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건수성의 서북쪽에 위치한 건수문묘는 수차에 걸친 개축과 증축을 통해 오늘날의 큰 규모에 이른다.

곡부문묘를 모방해 지은 건수문묘는 여섯 겹의 뜰을 거느리며 뜰의 사면에 다양한 전각과 정자, 누각, 홀, 사당 등 건물들이 산재해 있다. 건수문묘에서 가장 웅장한 단일 건물로는 대성전(大成殿)을 꼽는다.

건수문묘의 서쪽에는 현지 최초의 사원인 지림사가 자리잡고 있다. 지림사는 운남성에서 유일한 원나라 때 건물이며 운남성에 보존된 송(宋)나라 풍의 건물 중 으뜸을 자랑한다.

(사진설명: 예스러운 지림사)

비석에 새겨진 기록에 의하면 대리국(大理國) 시기에 이 곳은 무성한 숲이었고 숲 속에서는 늘 사슴 한 마리가 뛰놀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사슴을 따라 숲 속에 들어왔는데 갑자가 사슴이 사라지고 한 이인(異人)이 나타나 손으로 숲을 가리키며 “사슴은 이 곳에서 오래도록 살아 오는데 그대들이 왜 따라 왔는가”라고 말을 마치더니 역시 모습을 감추었다.

사람들은 신선이 된 사슴을 만났다고 여겨 그 곳에 작은 절을 짓고 신선의 조각상을 공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절을 찾아 소원을 비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

1290년대에 이르러 현지인들은 중원의 장인을 초청해 대 규모 토목공사를 벌여 전각 한 채와 탑 두 기를 신축했다. 그리고 선인이 사슴을 가리켰다는 전설에 따라 지림사라는 명칭을 새겨 걸었으며 그 뒤에 명(明) 나라와 청(淸) 나라 때의 증축을 통해 지림사는 오늘날 운남의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선종(禪宗) 사원이 되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주가화원)

건수성의 건신가(建新街)에는 큰 규모를 자랑하는 청 나라 때 민가건물의 대표인 주가화원(朱家花園)이 자리잡고 있다. 주가화원은 현지 부자인 주위경(朱渭卿) 형제가 지은 주씨 가문의 저택과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가화원은 청나라 후반인 1870년대에 축조를 시작해 30여년의 시간을 들여 1900년대에 완공했다. 부지 2만 ㎡인 주가화원에는 세로 세 줄, 가로 네 줄의 건물이 산재해 심히 장관이다.

주가화원에 들어서면 뒤로 들어가면서 마당들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마당의 주변에는 정교한 민가가 엄밀한 구도로 배치되어 있으며 건물들을 연결하는 꼬불꼬불한 골목은 아늑하기 그지 없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쌍룡교)

건수성의 서쪽, 노수(瀘水)강과 탑촌하(塌村何)강이 합류하는 곳에 17개의 교각을 가진 유명한 아치교가 있는데 멀리서 이 석교를 바라보면 마치 두 마리의 용이 꿈틀대는 듯 하다고 해서 이름이 쌍룡교이다.

청 나라 때인 1700년대에 축조한 쌍룡교는 운남에서 예술가치가 가장 높은 다리이다. 길이 150m, 너비 3m의 쌍룡교는 전부 반듯한 돌로 축조해 오랜 세월이 지나도 드팀 없이 그 자리를 지켜온다.

멀리서 쌍룡교를 바라보면 한 일자로 펼쳐져 서로 나란히 연결된 17개의 교각이 심히 장관인데 맑은 물에 거꾸로 비낀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가지런한 교각이 조화의 극치를 이룬다.

(사진설명: 건수의 물)

건수는 바다라는 의미의 이족어에서 왔다. 그 만큼 건수에는 물이 없는 곳이 없다. 또 물로 인해 오래도록 잘 보존되어 현재도 사용중인 우물들도 건수 고유의 특색이 되었다.

이 곳의 우물은 예천(醴泉)이니 연천(淵泉)이니 이름도 우아하게 듣기 좋고 모난 우물, 둥근 우물, 위는 둥글고 하단은 모난 우물, 위가 모나고 하단이 둥근 우물 등 모양도 각각이다.

우물과 우물의 물이 흘러 내려 조성된 연못기슭에서는 오늘날도 사람들이 옛 방식으로 우물과 연못의 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한다. 이는 건수성 사람들이 천 년이 넘도록 지켜온 생활습관이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건수고성)

건수의 역사가 사람들을 과거로 이끌어 간다면 건수성의 동쪽으로 30km 떨어진 연자동(燕子洞)은 사람들을 순수한 자연 속으로 인도해 그 속에 들어서면 한 순간에 속세의 번잡함을 잊게 된다.

아시아에서 가장 장관을 이루는 동굴 중 하나로 인정되는 연자동의 산굴에는 수백만 마리의 제비가 둥지를 틀어 해마다 봄과 여름이 되면 무리를 지어 동굴을 드나드는 제비 떼가 심히 장관이다.

제비동굴의 밖에는 또 3만 ㎡에 달하는 넓은 숲이 펼쳐져 제비들이 자연에서 먹이를 취하는 동시에 보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싱그럽게 하며 자연의 조화로움을 연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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