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4 10:44:43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성-54] 투루판: 서역 화로의 도시

(사진설명: 아름다운 투루판)

중국의 유명한 고성(古城) 시리즈 중 쉰 네 번째는 서역(西域) 화로의 도시 투루판(吐魯番)이다. 신강(新疆) 동쪽에 실크로드의 보석이라 불리는 도시가 있는데 이 곳에서 서쪽 하늘이 빨갛게 물들 때 황량하면서도 웅장한 교하고성(交河故城)에 오르고 비장한 기운이 짙은 고창고성(高昌故城)에 입성하며 흉터가 가득한 베제크리크 천불동(千佛洞)을 보다가 갑자기 머리를 돌리면 이 모든 것이 눈부신 역사의 화폭임을 느끼게 된다. 이 도시가 바로 투루판이다.

천산(天山)의 지맥인 보거다(博格達) 산의 남쪽 기슭, 신강 성도 우룸치(烏魯木齊)에서 184km 거리의 분지에 위치한 투루판은 역사가 유구하고 문화가 풍부하며 민족특색이 짙은 도시이다.

‘투루판’은 위구르족 언어로 ‘저지’를 말한다. 이름 그대로 투루판은 해발고도가 바다보다 더 낮은, 세계적으로 내륙지역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투루판 분지에 위치해 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아이딩호수)

투루판의 동남쪽에 위치한 아이딩(艾丁) 호는 호수면이 해수면보다도 155m나 낮아 투루판에서도 가장 낮은 곳이자 중국에서 가장 낮은 내륙의 저지로 ‘중국의 사해’라 불린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 내륙 깊은 곳에 위치하며 복잡한 지형까지 겹쳐 투루판의 분지는 해수면보다도 낮은 고도에서 짧은 거리에 해발고도 5,600m의 산발로 급격하게 상승하며 그로 인해 기류가 가라앉고 따라서 기온이 재빨리 상승한다.

거기에 일조시간까지 길어 낮이 되면 투루판의 기온은 급격하게 상승하며 뜨거운 공기가 해발고도가 낮은 분지에 모여 확산되지 못하는 바람에 투루판은 ‘화로의 도시’라 불린다.

(사진설명: 불타는 화염산)

투루판 분지의 북쪽에 길이 100km, 너비 10km, 해발고도 500m에 달하는 화염산(火焰山)이 펼쳐져 있다. 여름이 되면 뜨거운 열기가 붉은 사암으로 된 산발을 타고 상승하는 모양이 마치 훨훨 타오르는 불길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름이 화염산이다.

중국의 4대 고전 소설 중 하나인 <서유기(西遊記)>에도 이 화염산이 나오며 소설을 개편한 드라마 역시 이 곳에서 촬영했다. 불길이 훨훨 타오르는 화염산은 손오공(孫悟空)이 하늘나라 신선의 연단로를 넘어뜨려 그 중 불덩이 하나가 속세에 떨어져 생긴 것이라는 스토리가 화염산에 더욱 신비감을 조성한다.

현실 속에서 화염산은 불길은 타오르지 않지만 여름철 지표면 온도는 최고로 섭씨 48도에 육박한다. 이와 반대로 화염산 산자락 곳곳에 자리잡은 계곡으로는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양쪽에 녹음이 무성하며 과일의 향기가 진동한다. 

(사진설명: 울울창창한 포도골)

화염산의 아름다운 계곡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포도가 많이 난다고 해서 이름한 포도골(葡萄溝)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달디단 포도가 나는 이 곳은 명실공히 포도골이다.

씨가 없는 청포도 무핵백(無核白)과 갸름한 청포도 마내자(馬奶子), 보라빛 포도 홍장미 등을 포함한 백 가지에 가까운 포도가 나는 포도골은 천혜의 포도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가물고 비가 적게 내리는 투루판의 물 사용은 북쪽의 천산(天山)과 서쪽의 카라우청(喀拉烏成)에서 흘러 내리는 눈 녹은 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눈 녹은 물은 설산에서 흘러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고비사막의 지하로 사라진다.

(사진설명: 신비로운 카레즈의 일각)

이에 고대의 투루판인들은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 분지의 지세를 이용해 심층의 지하수를 지표면으로 끌어 올리는 독특한 관개시설 카레즈를 개척했다.

독특한 지하의 관개시설인 지하의 물길 카레즈는 우물과 암거(暗渠), 명거(明渠), 저수지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레즈는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은 투루판의 지세를 이용해 동력이 없이 지하수를 지표면으로 끌어 올린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오늘날도 고비사막의 관개시설로 사용되는 카레즈는 만리장성, 대운하(大運河)와 함께 고대 중국의 3대 공사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설명: 세월이 보이는 교하고성)

투루판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일찍 1.5만년~2만년 전의 상고시대에 이 곳에는 벌써 고대 인류가 생활했고 2000여년의 세월 속에서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교하고성과 고창고성이 이 점을 증명한다.

투루판에서 서쪽으로 12km 떨어진 강바닥의 둔덕에 조성된 교하고성(交河故城)은 기원 1세기 경의 서한(西漢) 때 서역 36국 중 하나인 차사전국(車師前國)의 도성이었으며 기원 7세기 당(唐) 왕조가 서역에 파견한 최고의 기관인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가 한 때 이 곳에 있었다.

당시 이 곳은 겹겹으로 방어시설을 둔 큰 규모의 보루였다. 둔덕에 성을 조성해 저지의 성밖에서는 성안을 전혀 들여다 볼 수 없는 반면 높이 솟은 성안에서는 성밖의 동향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현재의 유적은 당나라 때 축조한 것이다. 교하고성은 현재까지 중국에서 면적이 가장 크고 가장 완전하게 보존된 생토(生土) 건축물의 유적이다.

(사진설명: 고창고성의 일각)

화염산 자락에 위치한 고창고성(高昌故城)은 고창왕국의 도성이다. 1300여년의 세월 속에서 고창고성은 번창함을 자랑하다가 기원 14 세기에 전란에 폐허가 되었다.

고창고성은 부지가 약 10,000㎡에 달하고 흙으로 쌓은 장방형의 성곽은 외성(外城)과 내성(內城), 황성(皇城) 세 겹으로 축조되었으며 성문은 도합 9개를 두었다.

이 곳은 한 때 서역 최대의 국제도시이자 종교중심지였다. 외성의 안쪽에 대 규모 사원 유적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 사원은 당나라 고승인 현장법사가 천축으로 불교 경전을 가지러 가다가 628년에 이 곳을 경유하며 1개월간 머문 곳이라고 전해진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투루판의 농가)

과일의 향기가 진동하는 포도골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성터 외에도 투루판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베제크리크 천불동(千佛洞)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곳에는 천 년의 시신이 보존된 고대의 무덤과 독특한 구조의 청(淸) 나라 때 이슬람 축조물 소공탑(蘇公塔), 진흙으로 빚은 불상의 대막토예관(大漠土藝館)이 눈길을 끈다.

투루판을 보는데 가장 좋은 계절은 포도와 같은 과일이 익는 7~9월이다. 하지만 이 때 투루판은 기후가 건조하고 일교차가 가장 큰 때이기에 수분을 충분하게 보충하고 적당한 옷을 준비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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