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눈의 고향의 집과 산과 나무들)

1월, 나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눈의 고향으로 떠났다. 자동차는 강기슭의 도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가는데 짙푸르게 얼어붙은 강물위로 오후의 태양이 나른하게 비추고 있었다. 양쪽의 산은 연연한 기복을 이루고 산위의 숲은 키도 높지 않고 푸름이란 찾아볼수도 없이 헐벗고 있었다. 바람이 닿지 못하는 골짜기에 가끔씩 건물이 한 두개씩 보이는데 그런 건물에도 인적이란 없이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산위에도, 강물위에도 눈은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가 산 굽이를 도니 갑자기 절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서 그 절벽을 본듯 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수십년전 내가 찾은적 있던 해랑하(海浪河)라는 생각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