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台南, Tainan)은 중국의 보배섬 대만(台灣, Taiwan) 남부의 도시이다. 대남에 들어서면 마치 거대한 음식물 박물관에 들어선 듯 음식의 종류가 많다. 대남의 음식은 대북(台北, Taibei), 대중(台中, Taizhong) 등 대만의 다른 도시와도 많이 다르다.

(사진설명: 새우탕면 담자면)

1. 담자면(担仔面): 서민음식

담자면은 생선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들이 어로의 비수기에 멜대를 메고 골목을 다니면서 자신의 집에서 먹는 면을 만들어 팔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날 대남의 골목마다에는 은은한 노란 빛을 뿌리는 초롱을 걸고 담자면을 만드는 집들이 많다. 이런 집들에는 멋진 식탁이나 우아한 병풍은 없지만 고소한 냄새로 손님들의 발길을 잡는다.

나지막한 부엌앞에 앉으면 주인이 솜씨 빠르게 국수를 가마에 넣어 익혀서 그릇에 담은 다음 고기소스와 야채를 얹어 주는데 우아한 춤동작 못지 않다.

주인이 넘겨주는 면사발을 받아 놓으면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젓가락으로 고기소스를 젓고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마늘향과 식초의 맛이 어울려 별미이다.

그 뒤에는 게눈 감추듯 면은 물론이고 새우, 고수풀, 콩나물 등 면위에 얹은 야채까지 한 순간에 먹어버린다. 담자면의 또 다른 특징은 양이 적어 밤참으로 좋다는 것이다.

(사진설명: 장어덮면 선어의면)

2. 선어의면(鳝魚意面): 27초만의 장어덮면

노패(老牌) 선어의면은 오늘까지 3대에 걸쳐 백여년을 이어오는 장어덮면집이다. 마늘을 볶다가 장어와 고추, 양파를 둔 다음 육수와 막걸리, 간장 등을 넣어 장어덮면을 만드는데는 27초가 걸린다.

장어덮면의 장어는 비린냄새가 전혀 없이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사각사각하다. 단 맛과 신 맛, 매운 맛이 어울려 혀를 자극하고 기름에 튀긴 면은 졸깃졸깃하면서 부드럽다.

(사진설명: 생선죽 함죽)

3. 아감함죽(阿憨咸粥): 생선죽의 최고

흐드러지게 오래 뭉근히 끓인 다른 곳의 죽과 달리 대남의 죽은 국물에 쌀밥을 넣은 듯 하다. 통통한 하얀 쌀알이 육수속에 부드럽게 떠서 위를 자극한다.

시원한 생선국물에 고소한 쌀이 어울리고 그 속에 큼직큼직한 생선이 맛을 돋우는데 싱싱한 새우도 가끔 보인다. 거기다가 기름에 튀긴 밀가루떡을 곁들이면 혀가 넘어갈 정도이다.

(사진설명: 간식 춘권)

4. 금득춘권(金得春卷): 간식의 일인자

춘권이란 엷게 민 밀가루떡속에 온갖 야채와 육류로 만든 소를 넣어 빚은 다음 기름에 튀긴 스낵이다. 단, 대남의 춘권은 다른 곳과 달리 소를 사전에 익히고 떡도 기름에 튀기는 것이 아니라 굽는 것이다.

춘권집에 가면 건두부와 야채, 마늘종, 삼겹살, 고수풀, 새우 등을 비롯해 십여가지의 춘권소가 있고 손님의 주문에 따라 주인이 소를 선택해 그 자리에서 빚어서 굽는다.

따라서 대남의 춘권은 겉은 바삭바삭하고 소는 부드럽고 맛 또한 시원하면서도 고소하다. 대남에서도 최고의 춘권은 50여년을 이어온 금득이라 할수 있다.

(사진설명: 과일모듬)

5. 리리수과(莉莉水果): 과일의 사육제

대남의 리리수과는 과일로 만든 온갖 먹거리를 제공하는 집이다. 과일을 깎아서 이쁘게 담은 것 혹은 과일로 아이스를 만들거나 또 혹은 아무런 첨가제도 없는 순 자연 과일주스 등이다.

모듬과일을 하나 시키면 망고는 물론이고 모과, 포도, 수박, 앵두 등 십여가지나 나오며 과일주스는 물과 아이스를 전혀 넣이 않은 과일의 원액이다.

(사진설명: 고기소 쭝즈 육종)

6. 재발호육종(再發號肉粽)

육종이란 대나무잎에 찹쌀밥과 온갖 식재를 넣어 싸서 찌는 음식물 쭝즈의 일종인데 육류를 넣는다고 해서 육종이다. 140여년을 이어온 대남의 재발호육종은 계란과 밤, 조개, 절인 생선, 돼지고기, 새우, 전복, 오징어 등 온갖 식재를 넣어 크기도 아주 크다.

육종에 들어가는 찹쌀은 묵은 쌀과 햇쌀을 일정한 비례로 하기 때문에 맞춤하게 찰지고 알알이 투명하며 고소하기 그지없다. 거기에 대나무잎의 청신한 향이 어울려 별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