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후오촌의 일각)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마흔 한 번째는 세월 속의 시 동네 후오(厚吳, Houwu)촌이다. 건물이 입체적인 시이고 소리없는 노래라면 후오는 세월속에 형성된, 자연과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시이고 음악이다.

117년에 후오의 비조인 오양경(吳陽卿)이 자손을 거느리고 이 곳에 이르러 자리를 잡고 오씨 중심의 마을을 형성했다. 촌민들이 대부분 순박하고 후덥다고 해서 동네 이름이 후오촌이다.

시냇물 금계(錦溪)를 뒤로 하고 청산을 마주한 후오는 반듯한 구도에 푸른 벽돌, 검은 기와의 건물들이 높낮이가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명(明)나라때의 건물은 옛스럽고 심플하며 장중하고, 청(淸)나라때의 건물은 다양하고 정교하며 우아하고, 민국(民國)때의 건물은 대범하고 완벽하며 실용적이다.

세월의 이끼로 가득한 돌길을 걸으면 수백년의 세월을 겪어온 오래된 건물들이 소리없이 어젯날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거리 양쪽 건물의 문들에는 효도와 출세, 풍작 등을 뜻하는 정교한 조각들이 후오촌의 안녕을 지키고 있다.

1810년에 세워진 사마제(司馬第)는 후오촌 입구에 위치해 있다. 뜰 세 겹에 방 29칸을 가진 사마제는 삼중으로 된 문을 두었다. 첫번째 문은 벽돌로 쌓은 처마 세 겹의 문이고 앞뒤에 사마제라는 이름을 새겼다.

두번째 문은 둥근 아치형의 문이며 양쪽에 작은 문을 하나씩 거느린 세번째 문에는 “앙첨산두(仰瞻山斗)”와 “서부(書府)”, “묵림(墨林)”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건물의 곳곳에는 역사인물과 동물, 꽃을 비롯한 다양한 화두의 무늬들이 조각되어 있고 달필로 쓴 해서체의 시구는 더더욱 사람들의 눈을 어지럽힌다.

1468년 명나라때 신축한 연경당(衍慶堂)은 후오촌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완정하게 보존된, 가장 오래된 명나라때 가옥이다. 모난 기둥과 가는 대들보, 복잡한 처마, 뉘연하게 뻗은 지붕 등은 명나라 건물의 특색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1743년 청나라때 지은 병산정사(屛山精舍)는 패방식으로 된 문과 굵은 기둥과 호방한 조각을 자랑한다. 반면에 후원의 건물과 별채는 명나라풍을 보여주는 은은한 조각으로 단장되어 있다.

청나라때 지은 존성당(存誠堂)은 부친과 아들 두 세대에 걸쳐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앞쪽의 건물은 상대적으로 소박하고 뒷쪽의 건물은 정교한 조각을 자랑한다. 26칸의 방을 가진 존성당에서 또 한 볼거리는 모양이 낙타 같은 400여년 수령의 고목이다.

후오촌 팔경의 하나인 예천정(醴泉井)은 후오촌과 동갑이다. 아직도 맑은 물이 퐁퐁 솟아나는 이 우물에 돌을 던지면 종소리같은 소리가 오래도록 울려나오기도 한다.

후오촌 특색의 하나는 사당건물이다. 후오촌에는 오씨종사(吳氏宗祠)와 오의정공사(吳儀庭公祠), 향양(向陽)공사, 여산(麗山)공사, 징일(澄一)공사, 구분(九分)공사, 독충이사(德忠已祠) 등 7채의 사당건물이 있다. 웅장한 사당건물들은 인물이 많이 나고 문화가 번성하며 경제가 번영하는 후오촌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1547년에 건설된 오씨종사는 오씨가문의 총사당이다. 벽돌로 된 문루(門樓)외에 다른 건물은 모두 청나라때 전란에 무너지고 폐허에 원상복구한 건물들이다.

세 겹의 뜰을 가진 오씨종사는 문밖에 장대석을 두고 양쪽 담에는 그림을 그렸으며 문 상단에 오씨종사라는 네 글자를 돌에 새겼다. 다섯칸으로 된 안채 서륜당(敍倫堂)은 돌 기둥에 나무 대들보를 가진다.

건물상단에는 수십쪽의 액자와 가훈이 새겨져 있고 그 중 “충효염절(忠孝廉節)”은 보기 드문 서예작품이기도 하다. 안채에는 오씨조상들의 위패가 공양되고 별채에는 오씨가문의 전통과 찬란한 어제를 보여주는 액자들이 가득하다.

오씨총사 산하에는 다양한 지사를 두었다. 그 중 1915년에 세워진 오의정공사는 뜰 세 겹에 안채를 중심으로 양쪽에 별채를 거느리고 누각식 문루(門樓)를 가지고 있다.

호화로운 장식의 안채에는 오씨가문의 가훈인 충성 충(忠)자와 효도 효(孝), 열녀 절(節), 청렴 염(廉) 네 글자가 멋진 필체로 새겨져 있다. 이 네 글자는 오씨가문의 정신적 근간이다.

그밖에도 후오촌에는 취경당(聚慶堂)과 난화거(蘭花居), 청등시문(靑藤柴門), 예천정(禮泉井), 전헌간(前軒間), 진남전(鎭南殿) 등 다양한 명소들이 있으며 마을 곳곳에 있는 녹나무 또한 장관이다.

오래된 사당과 오래된 저택, 오래된 액자, 오래된 목각물이 많은 후오촌에는 오래된 민간예술 또한 많다. 해마다 풍부하고 다채로운 절간장과 등불축제, 나비축제, 칼춤축제 등이 개최되며 자수품과 편직물, 전통공법에 의한 철물가공품 등이 있다.

위치: 절강(浙江, Zhejiang)성 영강(永康, Yongkang)시 전창(前倉, Qiancang)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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