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자력촌)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쉰 한 번째는 보루식 건물의 동네 자력(自力, Zili)촌이다. 보루식 건물 조루(碉樓)가 가장 유명한 곳은 광동(廣東), 광동에서도 개평(開平)이며 개평에서는 자력이다.

산적이 많던 1920년대에 외국에 나갔던 화교들이 고향에 돌아와 외국건물의 양식과 현지건물을 접목하고 방어에도 좋은 돌로 된 보루를 지었는데 이름하여 조루이다.

청나라때 조성된 자력촌에는 1919년의 양한(養閑)별장과 1920년의 구안거로(球安居盧), 1921년의 운환루(雲幻樓), 1922년의 거안루(居安樓), 1923년의 요광(耀光)별장, 1924년의 죽림루(竹林樓)와 진안루(振安樓), 1926년의 안로(安盧) 등 15채의 보루식 건물 조루가 보존되어 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조루)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조루로는 1925년의 명석루(銘石樓)와 1930년의 엽생거로(葉生居盧), 1934년의 관생거로(官生居盧)이다. 축조역사가 가장 긴 조루는 1919년의 용생루(龍生樓)이고 가장 젊은 조루는 1948년의 담로(湛盧)이다.

자력촌 동구밖의 고목을 지나 동네에 들어서면 한 곳에 모여 있는 보루식 건물 조루가 한 눈에 보인다. 청색의 벽돌을 쌓아 만든 건물에는 조각과 벽화가 흘러간 세월을 말해준다.

조루들의 만남의 장소를 지나 넓은 탈곡장을 거치면 그 뒤로 푸른 숲속과맑은 호수가 여기저기에서 십여채의 조루나 양옥들이 아담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조루들)

철근으로 지어진 보루들이 다양한 모양과 높고 낮은 키로 조화를 이룬다. 이런 건물들은 대부분 건물 하단은 심플하게 장식되어 있는 반면에 건물의 상단은 주인의 취미와 재력에 따라 다양한 조각과 벽화로 화려하게 단장되어 있다.

산적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런 건물들은 1층에 작은 구멍을 내고 유사시에 그 구멍을 통해 돌이나 뜨거운 물, 물총 등을 사용하면서 산적들이 건물 가까이에 오지 못하게 했다.

동서양 건물의 접목을 가장 잘 대표하는 조루로는 바로 관생거로의 문을 들수 있다. 수입한 쇠로 현지풍의 문을 만들고 문틀에는 복 복(福)자와 조각을 새겼다.

(사진설명: 가까이에서 본 조루)

서방에서는 궁중에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조각작품을 들여다가 중국식의 문에 옮겼기 때문에 서양식의 조각과 중국식의 서예가 잘 어울리면서 또 다른 조화를 이룬다.

조루 하나 하나는 모두 한 가족의 생활공간이다. 방윤문(方潤文)의 집인 명석루는 자력촌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루로 꼽힌다. 6층 건물에 뜰을 거느린 이 건물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농기구와 생활용품 창고, 주방 등이 위치해 있다.

건물 정면의 계단을 올라가서 묵중한 쇠문을 열면 1층의 홀에 들어서게 된다. 거실 중앙에는 집주인 방윤문과 그의 부인 1명과, 첩실 2명이 자녀들을 거느린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명석루)

홀의 양쪽에는 주인내외가 묵는 방이 있고 2층에서 4층까지는 방윤문 아들의 방이며 5층에는 조상의 위패가 공양된 금빛 찬란한 불단이 조성되어 있다.

5층의 밖에는 넓은 복도가 조성되고 고대 로마식 기둥이 화려하게 솟아 있다. 네 귀퉁이에는 건물밖으로 튀여나간 망루가 유럽식 보루의 망루를 본땄다.

사면에 난간을 세운 6층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중앙에 푸른 유리기와를 얹은 6각형의 정자가 있다. 이 정자로 인해 명석루는 마치 양복을 입은 중국 농민이 머리에 개량한 중국식 모자를 쓴 듯 이상하게 보이지만 한편으로 동서양 문화의 접목을 잘 보여준다.

엽생거로 역시 명석루 못지 않다. 전하는데 의하면 이 건물을 지은 주인이 건물의 벽체속에 황금을 숨겼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이 건물은 벼락을 수차 맞았다는 설도 있다.

자력촌에서는 회미(回味)족발과 생강통닭, 양고기백숙, 생선요리 등 정통 개평음식을 맛볼수 있으며 마늘을 비롯해 내외에 널리 알려진 현지의 많은 특산물도 구입할수 있다.

위치: 광동(廣東, Guangdong)성 개평(開平, Kaiping)시 당구(塘口, Tangkou)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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