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수수촌)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쉰 여섯 번째는 장원급제자가 많은 동네 수수(秀水, Xiushui)촌이다. 아름다운 수수촌에 들어서면 천년의 풍상고초를 겪은 고건물과 끊기지 않고 이어오는 문맥속에서 황제로부터 지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내린 다양한 편액이 특이하다.

장원촌으로 불리우는 수수촌에는 중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명청(明淸)시기 가옥들이 보존되어 있다. 수루(水樓)와 안복(安福), 팔방(八房), 석여(石餘) 등 네 개 동네에 장원묘(狀元廟)와 모씨종사(毛氏宗祠), 무대 건물 등 많은 건물들이 남아 있다.

이런 건물들은 역대로 인기를 한 몸에 모은 동네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게 보이지만 살아 있는 듯 건듯 들린 처마와 하얀 벽, 우아한 골목, 청석을 깐 도로, 푸른 등나무에 싸여 있는 집, 이끼가 가득한 우물 등은 마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분위기를 다분히 풍긴다.

수수촌에 들어서면 동구밖에 모씨종사가 뒤에 아아한 수봉산(秀峰山)을 업고 앞쪽에는 석고(石鼓)하와 수수하, 황사하(黃沙)하 세 갈래 강물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진설명: 수수촌의 건물과 산)

종사에는 모씨네 역대 조상들의 위패가 공양되어 있고 홀에는 붉은 의상을 걸치고 책을 든 모씨네 장원급제자의 좌상이 있으며 양쪽에는 그가 열심히 공부하여 수석으로 과거시험에 합격된 과정을 보여주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송(宋)나라 녕종(寧宗)황제가 내린 장원급제자의 초서가 조각상앞에 베껴져 있고 운치 있는 양식의 장원루 천정에는 용 두 마리가 구슬을 가지고 노는 무늬가 그려져 있다.

장원루의 네 지붕귀퉁이는 막 하늘을 날으려는 독수리처럼 푸른 하늘을 향해 건듯 들려 출중한 재능으로 단 번에 장원급제한 모씨네 주인공을 의미하는 듯 하다.

전하는데 의하면 수수촌의 모씨종사 건물 정문과 진사(進士)네 집 정문은 모두 너비가 진한(秦漢)시기 두 차바퀴사이의 거리인 1.25m에서 1.55m사이라고 한다.

(사진설명: 수수촌의 건물)

그밖에 정문밖 양옆에는 차바퀴모양의 둥근 북과 바퀴를 반으로 가른듯한 돌로 된 달이 있으며 일부 문틀은 옛날의 차체모양으로 설계되어 있다. “모씨족보”에 의하면 모씨네 선인들이 문을 과거의 차모양으로 설계한 것은 진한때 머나먼 곳으로부터 이 곳으로 이주해온 모씨 선인들의 어려움을 잊지 말라고 자손들을 징계하기 위한데 있다고 한다.

그 중 길미부(吉美孚)의 문루가 가장 독특하다. 기와를 얹지 않은 문이 반달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하얀 칠을 한 문이 유난히 서양풍을 띠고 그 뒤의 건물도 양옥으로 되어 있다.

하얀 벽체에 검정으로 새긴 길미부라는 세 글자도 기와를 얹고 미끈하게 날아내린 지붕과 금박칠을 한 액자에 “문괴(文魁)”니 “진사(進士)”하고 새긴 것과 다르다.

냇가에 위치한 선낭묘(仙娘廟)에 들어서면 거울같이 맑고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바닥까지 보이게 환하고 둥근 달 모양을 가지며 넘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는 못이 하나 있다.

(사진설명: 수수촌 건물의 지붕)

자연이 만든 거울로 불리우고 탄천(坦川)이나 선낭정으로 불리우는 이 못은 수봉팔경의 하나로 인정된다. 선낭정곁의 선낭묘에는 산적과 싸운 황씨의 여인이 공양되어 있다.

예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탑천묘(塔川廟) 무대건물이 저 멀리 선낭묘와 마주하고 있다. 용의 머리와 사자의 몸체를 비롯한 짐승들의 조각이 정교하고 건물내부에는 여덜 신선이 바다를 건느는 벽화와 학, 매화, 대나무 등 다양한 무늬가 그려져 있다.

장원묘에 “부요한 물이 흘러 흘러 진사 26명을 키우고 수려한 산봉이 솟아 솟아 일대 장원을 만들었네”라는 대련이 걸려 있어서 수수촌은 장원촌으로도 불리운다.

당(唐)나라때 조성된 수수촌은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마을의 조상은 당나라 진사에 급제하고 광서(廣西, Guangxi) 하주(賀州)칙사로 있은 모충(毛衷)이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수수촌)

당나라에 시작되어 지금에 이른 이 마을에서는 최초의 진사 모충을 망라해 도합 26명의 진사가 나왔으며 송나라때 수석으로 과거시험에 급제한 장원도 한 명이 배출되었다.

오늘날 중국에서 전국 통일 대입제도를 재개한 후 이 마을에서는 중국의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이 12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수수촌에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수재들이 많이 많이 나는데는 속하고도(潚賀古道)와 연관된다고 한다.

이 옛 길로는 무역상들만 오간것이 아니라 화물과 인적유동도 빈번했기 때문에 정보가 원활하게 유통되어 외지의 수재들이 이 곳에 이르러 공부를 가르치면서 수수촌 사람들의 시야가 넓어졌고 따라서 마을사람들도 이 옛 길을 따라 외지로 가서 공부하고 창업했다.

모씨종사 맞은켠의 옛 무대건물은 뒤에 잎이 무성한 녹나무를 두고 앞쪽으로는 수수하를 끼고 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이 곳은 또한 수수촌 사람들이 모여 대사를 의논하고 함께 생활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설이나 8월 초이틀, 9월 초파일이 되면 무대에서는 연극이 펼쳐지고 무대앞 광장에는 인파로 북적인다. 수수촌에서 가장 큰 명절은 수수촌 조상의 생일인 9월 초파일이다.

해마다 이 날이 되면 무대에서는 밤새도록 공연이 지속되고 온 마을 사람들은 어둠의 장막이 내려서부터 시작해 동이 틀때까지 광장에서 명절을 즐긴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수수촌)

수수촌을 나오면 저 멀리 석양이 아련한 가운데 저녁빛이 역역하다. 머리 돌려 동북쪽을 바라보면 거인이 누워있는 듯한 모습의 모공산(毛公山)이 저 솟아 있다.

호남(湖南)과 광서 접경지대에 위치한 모공산 앞에는 커다란 옥새같은 산봉이 하나 우뚝 솟아 있어 더욱 절경이다. 이 곳의 모씨는 중국의 개국주석 모택동(毛澤東)의 고향인 호남 소산(韶山) 모씨와 한 가문이었는데 진한때 이곳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수수촌의 숙하고도위에는 원래 돌 다리가 있었는데 모택동 중국 전 주석이 서거하기 전 날 밤 큰 소리를 내면서 무너졌다고 한다. 이런 전설은 화려한 운무처럼 수수촌에 신비한 색채를 더해준다.

수수촌의 먹거리 또한 특색이 다분하다. 석여촌 동구밖의 수봉반점에서는 훈제와 산나물로 만든, 호남요리의 맛과 시골음식의 맛을 두루 갖춘, 가격이 저렴하고 독특한 수수촌의 음식을 맛 볼수 있다.

위치: 광서(廣西, Guangxi) 하주(賀州, Hezhou)시  부천(富川, Fuchuan)현 조동(朝東, Chaodong)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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