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양하구촌)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예순 일곱 번째는 산 허리의 토가(土家)족 마을 양하구(兩河口, Lianghekou)촌이다. 민간문화예술의 고장, 무형문화재의 동네 양하구촌에 들어서면 푸른 전야와 그 속의 가옥에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가 정답게 안겨온다.

약 이천년전의 편종(編鐘)이 발굴된 양하구촌은 토가족의 젖줄인 유수(酉水)원천지에 자리잡고 있다. 두 갈래 산발이 뻗어내린 가운에 맑은 용담하(龍潭河)가 정기를 더해준다.

푸르른 산 허리에는 점점의 별처럼 동네들이 위치해 있는데 목조건물들이 청산녹수속에서 더욱 환하게 빛을 뿌리며 “심산속인줄 몰랐더니 그림속에 살고 있는” 비경을 형성한다.

(사진설명: 양하구촌의 거리)

양하구의 옛 거리는 천여년전 송(宋)나라때 형성된 염화고도(鹽花古道)의 한 구간이었다고 한다. 거리의 양쪽에는 팽가채(彭家寨)를 중심으로 증가채(曾家寨), 왕가채(汪家寨), 당가평(唐家坪) 등 고상가옥들이 별이 달을 둘러선 모양을 가진다.

그밖에 옛 거리와 연결된 거리 백과패(白果坝)의 양쪽, 맑은 용담하 양안에는 부가채(符家寨)와 밤평 등 크고 작은 건물들이 진주처럼 줄줄이 늘어서 있다.

산 기슭에 위치한 팽가채는 아름다운 모양과 아름다운 공간, 아름다운 입체감, 아름다운 윤곽 등 토가족 고상가옥의 특징을 한 몸에 지닌 건물이다. 청나라때 지은 수부묘(水府廟)앞의 돌비석은 팽가채 형성초기의 건물규모와 완벽한 조직체계, 종교신항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진설명: 팽가채의 건물)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단독건물과 연립식, 2층 건물과 3층 건물 등 다양한양식의 고상가옥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조화로운 높낮이로 첩첩하게 줄지어 있다.

팽가채는 동네 중심의 마당과 동네로 진입하는 다리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대부분 동남향으로 들어앉은 이 곳의 건물들은 건물별로 자체의 독립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안채와 별채사이에 주방을 두고 다른 건물들은 부채살처럼 늘어서 있다. 앞쪽이 좁고 뒷쪽이 넓은 이런 건물들은 장군주(將軍柱)라는 이름의 기둥에 받들려 있다.

(사진설명: 팽가채의 건물)

또한 기둥을 최소 적게 사용했기 때문에 방이 유난히 넓어 보인다. 안채와 별채의 지붕이 만나는 곳은 용처럼 두드러지게 만들어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도 했다.

양하구 촌민들의 생산방식, 생활양식, 풍속습관, 종교신앙, 도덕관념, 심미 등은 조개껍질 춤과 용춤, 걸상춤, 원숭이북 춤 등 다양한 양하구의 춤에서 잘 볼수 있다.

그밖에 익살스러운 대들보의 노래와 희비가 엇갈리는 시집가는 노래, 은은한 밤앵무새의 노래, 명쾌한 신혼방의 노래, 짚으로 만든 징과 북을 울리며 부르는 노래 등으로 인해 양하구촌은 중국민간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인정된다.

(사진설명: 양하구촌의 건물과 촌민)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머나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지는 손 흔들기 춤 파수무(擺手無)이다. 북과 징소리속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줄지어서 전진과 후진을 되풀이한다.

인간과 신이 함께 즐기는 이 춤은 토가족의 원시적인 제사의식에서 기원했으며 익살스러운 동작과 재미있는 노래말, 우아한 리듬으로 자자손손 전해지고 있다.

그밖에 양하구촌에서는 옛날부터 일의 속도를 빨리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일을 시키는 집에서는 공연단을 초청해 일하는 현장에서 위문공연을 했다고 한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양하구촌)

양하구촌의 먹거리로는 김치 훈제육과 고추생선, 두부, 죽순, 들 버섯 등이다. 이런 무공해 식재로는 훈제한 갈비, 훈제한 족발 등과 함께 특이한 맛의 전골을 만들수도 있다.

양하구촌의 여성들은 모두 높은 수놓이기법을 자랑한다. 이 곳에서는 수놓이를 모르는 여자는 시집을 가기 힘들다고 한다. 그들이 한뜸 두뜸 수를 놓아 만든 신발은 토가족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무늬가 특이하다.

양하구촌을 관광하는데 최고의 코스는 양하구촌에서 용담하를 따라 팽가채까지 가는 코스이다. 걸어서 약 1시간이 소요되는 이 코스에서는 줄곧 고상가옥을 볼수 있어서 몸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위치: 호북(湖北, Hubei)성 은시(恩施, Enshi)시 선은(宣恩, Xuanen)현 사도구(沙道溝, Shadaogou)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