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8 08:36:10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촌-76] 영담: 붉은 돌의 보루

(사진설명: 아름다운 영담촌의 일각)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일흔 여섯 번째는 붉은 돌의 보루 영담(英談, Yingtan)촌이다. 강물을 마주하고 산 기슭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영담촌은 붉은 돌로 쌓아 푸른 녹음속에서 더 없이 눈에 띈다.

60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영담촌의 이름에 관해서는 재미나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천여년전 당(唐)나라때 봉기군이 이 곳에서 영웅간담회를 열었다고 해서 이름을 영담이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산 언덕에 지은 영담촌인지라 이 마을의 거리는 산세를 따라 기복을 이루면서 동네 모든 건물을 연결시킨다. 따라서 주요 거리와 거리 양쪽의 골목은 갈 지(之)자 모양으로 비스듬히 뻗어 있다.

영담촌에서 지세가 가장 낮은 곳에서 임의로 한 골목을 따라 갈 지자로 이리 저리 따라 올라가면 종당에는 지세가 가장 높은 곳에 이르게 된다. 돌을 깐 주요 거리의 바로 옆에는 물길이 항상 함께 한다.

동서향으로 뻗으면서 영담촌을 경유하는 이 물길은 산 언덕을 비스듬히 흘러내리면서 낙차를 형성하고 물길위에는 좁고 긴, 혹은 무지개 모양의 다리 18개가 운치를 돋군다.

영담촌에 들어서면 마치 돌의 세상에 들어선 듯 착각하게 된다. 돌집과 돌로 쌓은 움집, 돌다리, 돌길, 맷돌, 돌부엌 등 온갖 돌들이 소박하고 신비스러운 세상을 펼친다.

67채의 명청(明淸)시기 건물이 산발을 따라 높낮이의 조화를 이룬다. 그밖에 동문과 성벽도 완정하게 보존되어 있고 성문위의 전루(箭樓)와 성문옆의 수문(水門)도 녹음속에서 이채를 돋군다.

이 마을에서 가장 기묘한 건물은 석택원(石宅院)이다. 붉은 돌이나 청석을 쌓아서 3층 건물을 짓고 지붕에도 커다란 돌을 덮었는데 비나 눈이 스며들지 못하고 여름에는 서늘하며 겨울에는 아주 따뜻하다.

건물에 난 창문 역시 다양한 모양을 자랑한다. 네모난 창문과 둥근 창문이 있는가 하면 반달모양의 창문과 뾰족한 삼각형모양의 창문, 긴 장방형의 창문도 있다.

영담촌의 모든 건물은 정원을 끼고 있고 정원에 정문과 후문이 있어서 이곳의 모든 건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어느 집의 정원에 들어서든지 그 정원을 통해 다른 모든 건물에 이를수 있다.

골목어구에 위치한 네 개의 당구(堂口)는 청나라때의 풍격이 다분한 문루이다. 목각물의 특징을 가진 입체조각에서 과거의 부유함과 사치함을 느낄수 있다.

당구는 단순한 문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신비감을 가진 건물로 동네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왜냐하면 영담촌에는 집집마다 농경사회에서 흔히 볼수 있는 신선을 공양하는 불단이 없고 대신 명절때면 자신의 집과 가장 가까운 당구에 모여 향을 피우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 때문이다.

결혼식이나 장례식때도 해당 당구에 모여 행사를 치르고 가정불화가 생기면 그 지역 당구의 담당자가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해결해주기도 한다. 가족단위가 아니라 단체로 생활하는 영담촌만의 특색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영담촌의 당구와 당구에서 모든 것을 진행하는 풍속은 과거 봉기군의 관리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인정한다. 4명 장군이 각자의 지휘소에서 구역을 나누어 관리했고 그것이 오늘에 이르러 당구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청나라때 지은 덕화당(德和堂)은 33칸의 방을 가지고 있고 정원에 적수신천(滴水神泉)이라는 기이한 샘물이 있다. 방울방울 물방울이 떨어지는 이 샘물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장마철이라 해도 변함없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그밖에 영담촌에는 위에 2층 돌집이 지어진 오래된 우물이 있다. 영담촌 물길의 물은 말랐지만 이 우물에는 여전히 우물입구에 물이 찰랑찰랑할 정도로 물량이 충분하다.

이 우물의 물도 일년 사계절 마르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엄동에 얼음이 얼지도 않는다고 한다. 밖에서는 함박눈이 내려도 이 우물은 자욱한 안개를 형성해 절묘함의 극치를 이룬다.

건물을 작은 돌로 지었다고 해서 이름한 소석루(小石樓)는 영담촌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영담촌 형성과 함께 지어진 이 건물은 600여년의 나이를 가진 영담촌 조상의 집이다.

그밖에 청나라때 지은 여림당(汝霖堂)은 반은 돌로, 반은 나무로 지은 건물이고 중화당(中和堂)은 다리위에 조성한 사합원(四合院) 건물이다. 이 건물의 정원에는 그루쪽이 가늘고 가지쪽이 굵은 배나무가 눈길을 끌기도 한다.

중국 최고의 파도형 석영벽(石影壁)은 영담촌 한 농가의 뜰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영벽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높이 2m, 너비 1.4m, 두께 50cm의 통바위인데 양쪽에 파도형의 무늬가 그려져 있다.

착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런시각에서 수려한 산과 맑은 샘물을 모두 가지고 있는 영담촌이 살기 좋은 곳임은 두말할것도 없다.

생산과 생활에 기계가 많이 발명되어 원시적인 도구는 거의 그림자를 감춘오늘날도 영담촌에서는 돌절구와 돌맷돌로 두부를 앗고 쌀을 빻는다. 이 곳 여성들은 또한 수공으로 신바닥을 만들기도 한다.

위치: 하북(河北, Hebei)성 형태(邢台, Xingtai)시 형태(邢台, Xingtai)현, 노라(路羅, Luluo)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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