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5 09:26:21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촌-96] 정영: 운남의 첫 마을

(사진설명: 아름다운 정영촌)

중국의 유명한 고촌(古村) 시리즈 중 아흔 여섯 번째는 운남(雲南)의 첫 마을 정영(鄭營)촌이다. 정영촌의 사당과 누각, 학교와 대표적인 가옥들은 고찰의 웅장함과 전각의 기세, 누각의 영롱함, 정원의 우아함을 자랑하면서 독특한 역사와 문화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석병(石屛)진에서 남서쪽으로 10km 거리에 위치한 정영촌은 서쪽으로 수려한 산발을 마주하고 북쪽으로 맑은 물의 적서(赤瑞)호와 이웃한 산 좋고 물 맑은 마을이다. 명(明)나라 초반에 정(鄭)씨 성을 가진 한 절강(浙江) 출신의 사람이 적서호숫가에 자리를 잡으면서 원래 보승촌(普勝村)이라 부르던 마을이 정씨 가문의 자손이 살아가는 마을로 되면서 정영촌으로 개칭하게 되었다.

명나라 후반에 정영촌은 여러 성씨가 모여 사는 큰 마을이 되어 현재는 정씨와 무(武)씨, 진(陳)씨, 이(李)씨 등 가문이 각자의 사당을 세우고 화목하게 살고 있다.

정영촌에는 ‘경독가풍(耕讀家風)’의 깊이와 ‘녹수장류(綠水長流)’의 저력도 있다. 정영촌의 촌민들은 살구꽃 피고 물안개 피어 오르는 강남에서 오면서 그 곳의 짙은 문화적 분위기를 적서호의 기슭에 전파해 흐르는 물가에 집을 짓고 머나먼 고향에 대한 기억을 현실화했다. 따라서 사당과 서원(書院), 정원, 거리와 골목 곳곳에서 강남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엿보인다.

정영촌 사람들의 정신세계에는 또 “모든 것이 다 하찮고(萬般皆下品) 유독 공부만이 고상하다(唯有讀書高)”는 낙인이 찍혀 있다. 마을의 거리와 골목을 거닐면 “다섯 걸음에 진사(進士)의 저택이 보이고 두 한림(翰林)이 이웃으로 마주 보며 사네. 골목마다 거인(擧人)이 걸어 다니고 집집마다 수재(秀才)가 있네”라는 노랫말처럼 진사(進士)의 저택과 사마(司馬)의 관저, 한림(翰林)의 거처 등이 너도 나도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의 길에는 청석을 깔았고 거리의 양쪽에 자리잡은 가옥들은 다수가 북쪽을 향한 사합원(四合院) 구도를 유지한다. 1925년에 신축된 진씨종사(陳氏宗祠)는 북쪽을 향해 있는데 사당의 정문은 벽돌과 돌로 쌓은 패방(牌坊)의 구조를 유지한다. 패방은 세 칸으로 되어 있고 지붕에 기와를 얹었으며 청석에 글이 새겨 편액으로 삼았다.

진씨 종사의 정문에 들어서서 중심선을 따라 들어가면 석교(石橋)와 중전(中殿), 정전(正殿)이 차례로 줄지어 있다. 중전과 정전 사이에는 마당이 조성되고 마당의 양쪽에는 서로 대칭되는 별채와 누각이 위치해 있다. 중전 앞의 석교는 단공(單孔) 아치형 다리인데 난간의 기둥에 십이간지 동물을 조각했다.

0.75m 높이의 단에 세워진 중전은 사면에 회랑을 조성하고 한 겹으로 된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두 겹의 팔작지붕을 한 정전은 방 세 칸 너비에 방 두 칸 깊이의 건물이다. 상하 2층으로 된 정전은 1.2m 높이의 단위에 세워져 있으며 특히 1.95m 높이의 두 기둥이 웅장함을 자랑한다. 대들보와 기둥에 모두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진씨종사는 전문가들로부터 근대 중국의 우수한 건물로 인정된다.

청나라 후반에 신축된 정씨종사(鄭氏宗祠)는 진씨종사의 동쪽으로 약 1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 겹의 맞배지붕을 한 정씨종사는 건물의 구조가 엄밀하고 정교한 조각이 즐비하여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정영촌의 가옥들 중 마을의 중심지에 위치한 진씨민거(陳氏民居)가 가장 눈에 띈다. 북쪽을 향한 사합원 구도의 진씨민거는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하당원(下堂院)과 중당원(中堂院), 상당원(上堂院)이 줄지어 있다.

키 높이 솟은 건물은 웅장하고 특히 조각이 심히 정교하다. 시원한 라인과 정교한 기법을 자랑하는 조각은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이미지를 보이고 금박을 칠해 산뜻하면서도 완벽하다.

진씨민거는 이 마을에서 가장 완전하게 보존되고 가장 정교한 가옥으로 석병 고유의 예술적 조형과 함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면서 전문가들로부터 근대 민가의 대표로 인정된다.

1929년에 신축한 장춘각(長春閣)과 옥황각(玉皇閣)은 정영촌 뒤의 와운산(臥雲山) 산 허리에 자리잡고 있다. 벼랑에 우뚝 솟은 두 누각에는 불상이 공양되고 향불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며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온다.

현재 정영촌에는 한(漢)족과 이(彛)족, 하니(哈尼)족 등 민족이 살며 다양한 민속을 유지한다. 그 중에서도 이족의 민요 ‘해채강(海菜腔)’은 원초적인 창법으로 독보적이다. 정영촌에는 또 여성들이 추는 사자춤이 인기를 자랑하기도 한다.

위치: 운남(雲南, Yunnan)성 홍하(紅河, Honghe)주 석병(石屛, Shiping)현 보수(保秀, Baoxiu)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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