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천룡고진)

중국의 유명한 고진(古鎭) 시리즈 중 예순 여섯 번째는 어제를 이어오는 동네 천룡(天龍, Tianlong)이다. 천룡고진은 지난 600여년동안 변함없이 조상의 뜻을 이어 조상이 입던 옷을 입고 조상이 부르던 노래를 부르면서 자자손손 한 곳만을 지킨다.

황금의 통로로 불리는 천룡은 원래 수송로상에 위치한 반롱역(飯籠驛)이라는 이름의 여관이었다. 후에 사람들이 밥을 담는 대그릇이라는 의미의 반롱역이 우아하지 못하다고 해서 하늘의 용, 천룡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천룡의 언어와 의상, 가옥, 생활양식 등은 모두 주변의 동네와 전혀 다르다. 전하는데 의하면 그것은 이 곳 주민들이 600여년전 남하해 이 곳에 주둔한 북방군인의 후예로 외부 타 민족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북방 한족의 것을 지켜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천룡둔보)

사람들은 이렇게 타민족 지역에서 한족의 문화를 고스란히 지켜오는 것을 “둔보문화(屯堡文化)”라 일컫는다. 타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오래된 농경속에서 자신만의 지역문화도 형성한 것이 바로 둔보문화이다.

때문에 이 곳의 언어는 수백년동안 전혀 변하지 않고 이 곳 여성의 의상도 수백년전 명(明)조때의 한족의 옷이며 이 곳 사람들의 신앙도 다신을 숭배하는 중국 한족과 일맥상통한다.

돌로 쌓은 이 곳의 건물은 백퍼센트 폐쇄된 방어적인 건물인 동시에 남부 사합원(四合院)의 특징을 가지면서도 북부 사합원, 동부 사합원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다.

(사진설명: 천룡의 건물)

이 동네에서 가장 유구한 석조건물인 구도감(九道坎)에 서면 미궁같은 보루속에 들어선 듯 재미가 무궁하고 삼면에만 건물을 둔 삼합원(三合院)구도의 진온유(陳蘊瑜)장군의 저택은 아담한 강남풍으로 아늑하다.

옛날 이 곳의 남성은 동네를 지키는 과업을 떠맡았고 그 대신 여성들이 집안일을 도맡았다. 여성들은 집일을 돌보면서 전쟁터에 나간 남성들이 무사하게 돌아오도록 하늘에 기도했다.

전쟁이 없는 평화의 오늘날에도 이 곳 여성들은 여전히 기도하는 풍속을 이어오고 그 때문에 삼교사(三敎寺)를 비롯해 천룡의 절을 찾는 신도는 대부분 여성들이다.

(사진설명: 천룡의 건물)

소매가 넒고 길이가 긴 남색의 옷을 입은 이 곳의 여성들은 절에서 향을 피우고 기도를 마친 다음에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환담을 하거나 각자 가지고 나온 일을 하다가 끼니 때가 되면 집으로 돌아가 밥을 짓는다.

산문과 별채, 주요 건물을 가지고 있는 삼교사는 언제 지어졌는지 미상이지만 절에 유교와 불교, 도교 삼교의 창시자가 공양되어 유교와 불교를 함께 신앙하는 이 곳 사람들의 종교문화를 잘 보여준다.

천룡의 뒷쪽에 위치한 천대산(天台山)에는 마애석각이 많고 카르스트 지형이 기이함을 자랑한다. 몇 사람이 둘러서야 그러 안을수 있는 고령의 은행나무아래 서서 산정을 올려다 보면 아찔한 절벽위에 솟아 있는 건물이 아아하다.

(사진설명: 천룡의 골목)

1590년에 지은 이 오룡사(伍龍寺)는 산정의 바위틈에 지어져 산과 한 몸을 이루면서 전문가들로부터 “석조건물의 대표”, “심산속의 보석”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바깥과 안쪽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절의 바깥쪽은 돌로 지어져 있고 밖으로 향한 벽이나 담에는 거의 창문을 내지 않아 보루의 군사적 방어기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절의 안쪽은 예술적으로 꾸며져 조각이 생동하고 화려하며 건물이 정교함과 세밀함의 극치를 이룬다. 제한된 공간에 교묘하게 산재한 건물들이 최대한 넓은 공간을 펼치는 이 곳은 또한 천룡을 내려다 보는 가장 좋은 전망대이기도 하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천룡)

천룡에서는 또한 쇠고기 전골 등 이 곳만의 음식을 맛 보고 어제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오는 지희(地戱)라는 연극을 보며 다양한 탈과 날염제품, 은 장신구 등을 기념품으로 구입할수도 있다.

귀주(貴州, Guizhou)성 안순(安順, Anshun)시 평패(平坝, Pingba)현에 위치한 천룡은 교통이 편리하다. 귀양 버스 터미널에서 천룡행 버스나 천대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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