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3 08:55:08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진-123] 흑정: 잃어버린 소금의 동네

(사진설명: 아름다운 흑정고진)

중국의 유명한 고진(古鎭) 시리즈 중 백스물 세 번째는 오늘날 잃어버린 소금의 동네 흑정(黑井, Heijing)이다. 흑정고진에 들어서면 고요한 저녁 붉은 돌을 쌓아 만든 패방과 물가에 환한 불빛, 바람에 둥글어진 돌기둥과 돌담이 어제의 번화함을 말해주는 듯 하다.

흑정은 “길은 꼬불꼬불하고 산은 높고 험준하며 첩첩 산봉은 하늘과 잇닿아 있고 산과 산이 얼굴을 맞댄 사이로는 맑은 강물이 흐른다”는 용천강(龍川江)기슭에 위치해 있다.

소금이 많지 않았던 운남(雲南, Yunnan)에서 흑정은 고대 대리국(大理國)의 9대 소금의 도시의 하나였다. 충족한 소금자원으로 튼튼한 경제실력을 쌓은 흑정은 풍부한 역사문화유적도 많이 남겼다.

(사진설명: 흑정고진의 일각)

어젯날의 찬란함을 보여주는 흑정의 유적들은 오늘날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흑우염정(黑牛鹽井)이라고 하는 염정유적은 지금까지 남아내려온다. 비스듬히 경사를 조성한 이 염정은 깊이가 80m에 달하고 입구에 2.2m높이에 1.2m너비의 돌문을 달았다.

문묘(文廟)뒤에는 홍수방지목적으로 쌓은 경안제(慶安堤)가 볼만하다. 옛날부터 특대 홍수를 17번이나 맞은 흑정인들은 백여년전의 청(淸)나라때 국고자금을 받아 물가에 방둑을 쌓았다.

찹쌀과 석회, 두장, 진흙을 혼합해 접착제를 만들고 그런 접착제로 돌을 쌓았으며 사이사이에 쇠줄을 넣은 경안제는 큰물에 끄떡하지 않는 작은 장성을 방불케 한다.

(사진설명: 흑정고진의 건물)

오늘날 흑정에서는 어젯날 소금도시로서 흑정의 번화함은 찾아볼수 없지만 전통적인 공법은 피부로 느낄수 있다. 이 곳의 오늘날 주민들은 모두 자체로 소금을 직접 만들줄 알고 이 곳에서는 소금가공의 전 과정을 다 볼수 있다.

소금작업실에는 금방 채굴한 광염(鑛鹽)을 담은 큰 나무통들이 아주 많다. 그 광염을 사기가마에 넣고 고르게 펴놓은 다음 그 위에 특제 무늬를 그리고 나서 20분간 구운 후 그 대로 포장하면 식용소금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곳에서는 거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이 곳만의 소금졸임을 만든다. 소금을 섞은 모래속에 육류를 넣어 약한 불에 익히는 이런 소금졸임은 고소한 냄새와 노란 색갈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른다.

(사진설명: 무가대원의 일각)

잃어버린 소금의 도시를 보여주는 건물로는 무가대원(武家大院)을 들수 있다. 백여년전의 청(淸)나라때 지은 이 건물은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고 청나라 함풍(咸豊)황제가 직접 쓴 “화흭방휘(畵獲芳徽)”라는 간판이 고귀함을 더해준다.

임금 왕(王)자형의 구도를 가진 이 건물은 동쪽을 바라보고 북쪽으로 열려 있는 정문은 천여년전 건물인 무묘(武廟)의 풍수탑을 마주한다. 이 건물의 3층에 올라서면 흑정이 한 눈에 안겨와서 전망대로 좋다.

그리고 이 무가대원의 모든 기와에는 러브스토리를 엮은 중국 고대 문학작품 서상기(西廂記)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무가대원을 나와 서북방향으로 가면 금천산(金泉山)에 이른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흑정고진)

아찔한 절벽위에는 칠팔백년전의 명(明)나라때 지은 절 비래사(飛來寺)가 있다. 비래사에서도 발아래 흑정의 모습이 한 눈에 안겨와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강을 사이둔 비래사 맞은켠에는 해발 1900m의 옥벽산(玉碧山)이 솟아 있는데 깎아지른듯한 옥벽산 정상에는 상대적으로 평평한 둔덕이 있고 그 둔덕에는 네모난 아홉단계의 돌탑이 하나 솟아 이채를 돋군다.

옥벽산 서쪽 산허리 용천강의 동쪽 기슭에는 1637년 명(明)나라때 지은 또 다른 절 제천사(諸天寺)가 금천산 절벽 용천강 서쪽 기슭에 위치한 비래사와 마주하고 있다.

(사진설명: 흑정고진의 오마교)

제천사 대전의 불좌에는 물고기를 잡는 학과 하늘을 나는 말, 꽃을 희롱하는 벌 등 재미있는 스토리를 형상적으로 보여주는 명나라때의 입체별돌조각이 유명하다.

용천강을 가로지른 오마교(五馬橋)는 천여년전에 축조했는데 청(淸)나라때인 1705년에 돌로 교각을 쌓고 나무를 깔았다. 그 뒤의 1972년에 다시 보수하면서 돌 교각위에 시멘트구조로 된 다리로 고쳤다.

명나라때 신축한 흑정문묘는 원래 유교학의 창시인인 공자(孔子)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으나 오늘날은 학교로 변신했다. 째인 건물구도와 화려한 조각을 자랑하는 문묘에는 공자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비석, 조각물 등이 유구한 역사를 말해준다.

(사진설명: 흑정고진의 패방)

1901년 청나라때 지은 정절패방(貞節牌坊)은 기둥 4개에 문 3개의 패방이다. 문위에는 대리석을 펴고 서까래에는 조각을 새기고 지붕은 날아갈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서까래에는 도합 68개의 용머리와 54개의 사자코를 조각하고 서까래사이에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 여덜신선이 바다를 건느는 이야기 등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흑정의 벌에도 탑이 있다. 네모난 석탑은 아홉단계로 되어 있는데 하단에는 큰 돌을 깔고 그 위에는 작은 돌을 쌓았다. 북쪽에 난 정문으로는 사람이 탑속으로 출입할수 있고 세번째 층에 불단을 만들고 여덜번째 층에는 누각을 만들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흑정고진)

흑정에서는 연휴때마다 연극공연과 용춤, 사자춤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또 일요일마다 인근 동네의 촌민들이 모여들어 저자거리를 조성하면서 성황을 이룬다.

운남(雲南, Yunnan) 초웅(楚雄, Chuxiong)에 위치한 흑정은 교통이 편리하다. 운남 소재지 곤명(昆明, Kunming)에서 흑정까지 열차나 버스를 이용하면 쉽게 흑정에 이를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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