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지 않을가봐 무서워한다는 호남(湖南, Hunan)성 소재지 장사(長沙, Changcha)의 음식은 매운 맛 중심이다. 장사의 거리와 골목 그 어디에나 가게마다 붉은 고추가 달려 있는데 장사시민들은 그 붉은 고추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음식은 고추를 주요 식재로 사용하지 않고 조미료나 곁들이는 식재로 사용하지만 호남에서는 거꾸로 붉은 고추나 푸른 고추로만으로 요리를 만든다.
(사진설명: 작두콩 무침)
1. 매운 스낵: 화궁전(火宮殿)
장사의 좁은 골목에 위치한 화궁전은 썩은 두부를 비롯한 스낵을 경영하는 먹자거리이다. 이 골목에 들어서면 붉은 고추와 푸른 작두콩, 노란 생선튀김, 검은 썩은 두부 등 온갖 음식이 눈을 어지럽힌다.
스낵은 계절에 따라 먹는 경우도 있다. 예하면 작두콩무침은 늦여름에 최고이다. 엷게 썬 푸른 작두콩에 참기름을 뿌리고 그 위에 붉은 절임고추를 얹으면 고추의 새콤달콤한 맛과 담백한 작두콩의 맛이 어울려 별미이다.
(사진설명: 생선요리 황압규)
2. 민물생선: 귤자주두(橘子洲頭)
장사를 흐르는 상강(湘江)의 작은 섬 귤자주두는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온 산에 단풍이 가득해 화려한데 물가에서 맛 보는 민물생선 또한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임의로 어느 집에 들어가서 물가에 자리를 잡으면 웨이터가 금방 다가와 싱그러운 찻물과 고소한 땅콩을 올리면서 메뉴를 건네준다. 메뉴를 펼치면 물고기와 새우, 조개, 소라 등 모두가 물에서 나는 먹거리이다.
그 중 가장 인기음식이 황압규(黃鴨叫)라고 하는 생선요리이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생선이 아무렇게나 그릇에 담겨 있는데 그 위에 붉은 고추와 푸른 파, 노란 생강이 이채를 돋운다.
(사진설명: 쌀국수 산랄분)
3. 쌀국수: 화기분관(和記粉館)
백여년동안 이어져온 쌀국수 산랄분(酸辣粉)은 이름 그대로 시고 매운 쌀국수이다. 하얀 쌀국수가 약간 불그스레한 국물속에 잠겨 있고 국물위에는 파아란 실파가 동동 떠 있다.
쌀국수의 위에는 시고 매운 절임 죽순이 부드러운 쌀국수의 맛과 대조되어 입맛을 돋운다. 장사시민들은 쌀국수에 담백한 죽과 소금에 절인 고추를 반찬으로 곁들인다.
(사진설명: 오지그릇의 곰탕)
4. 곰탕: 담주와관(潭州瓦罐)
장사는 옛적에 담주로 불린적 있다. 담주와관이란 이름처럼 오지그릇에 만든 곰탕을 말한다. 건물도 소박한 오지그릇처럼 옛스러운 이 집에서는 식재의 맛을 살린 곰탕과 다양한 요리를 경영한다.
담주와관에서는 오지 항아리 와항(瓦缸)과 오지 냄비 와관(瓦罐), 오지 접시 와편(瓦片)이 유명하다. 모든 음식을 오지그릇으로 만들고 용기도 오지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맛은 당연히 일품이다.
또한 커다란 오지 항아리에 식재를 넣어 약한 불에 8시간 이상 끓인 곰탕이라 닭곰탕이든 오리곰탕이든 족발곰탕이든 모두가 식재의 짙은 맛을 그대로 안고 있다.
(사진설명: 고구마 덩굴볶음)
5. 시골음식: 사방평(四方坪)
호남의 시골음식을 먹으려면 사방평이 최고이다. 토닭은 물론이고 고구마 덩굴 혹은 호박꽃으로 만든 나물음식이나 새콤달콤한 다양한 절임들이 위를 자극한다.
사방평에서는 또한 불을 지펴 쇠가마에 지은 밥 또한 일미이다. 전기밥통이 아닌 쇠가마에 쌀을 넣고 땔나무를 지펴 밥을 짓는데 가끔 토란이나 감자도 넣어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다.
(사진설명: 고추제육볶음)
6. 고추제육볶음: 표자령(豹子嶺)
맵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장사에서 고추제육볶음을 빼놓을수 없다. 표자령과 권갑문(卷匣門), 무명반장(無名飯庄) 등 이름도 찾아보기 힘든 자그만한 가게에서 만드는 고추제육볶음 맛이 최고이다.
장사의 고추제육볶음은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살코기를 사용한다. 고기를 양념에 잠재웠다가 매운 고추와 함께 볶는 이 음식은 특히 반찬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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