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배추요리)
7. 국물 있는 배추요리: 개수백채(開水白菜)
모두들 사천(四川, Sichuan)요리는 매운 맛만 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식탁에 많이 오르는 백유두부(白油豆腐)라는 이름의 두부요리와 돼지고기요리인 동파주자(東坡肘子) 등은 모두 매운 맛이 전혀 없다.
매운 맛이 없는 사천요리 중 최고의 요리가 바로 청조의 수라간에서 시작해 오늘날 호금도(胡錦濤) 현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좋아하는, 국빈관의 국가만찬장에까지 진출한 국물의 배추요리 개수백채이다.
이 요리는 청조의 자희(慈禧)태후가 가장 아끼는 사천요리의 주방장이 청조의 수라간에서 개발했다. 그 때 적지 않은 주방장들이 사천요리는 매운 맛밖에 없다고 조롱했고 그에 화가 난 사천요리의 주방장이 고민끝에 수백번의 시행착오를 범하면서 끝내 맵지 않은 사천요리 개수백채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던 것이다.
얼핏 보기에 수수하지만 이 요리도 까다롭기가 그지없다. 개수란 맑은 국물의 닭고기 육수이다. 이 닭고기 국물은 암탉과 오리, 소세지, 갈비, 말린 조개 등으로 만드는데 약주와 파, 마늘 등 양념을 넣고도 4시간 이상이나 더 끓여야 한다.
그리고 닭 가슴패기살을 다져서 국물에 넣고 젓은 뒤 잡질을 걷어내기를 2,3회정도 하면 혼탁하던 국물이 투명하게 맑아지고 맛이 짙으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게 된다.
배추는 노오란 속배추만 취해서 살짝 데쳐낸 후 맑은 물에 헹구어 육수에 끓인다. 잘 익은 배추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구수하고 시원한 닭고기 국물을 부으면 국물의 배추요리 개수백채가 완료된다.
이 요리는 얼핏 보면 기름기가 전혀 없는데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고 국물이나 배추를 입에 넣으면 그 시원함이 모든 요리를 넘어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