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의 왕인 호랑이는 매일 삼림을 돌아다니며 삼림왕국의 크고작은 일을 처리했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왕국의 동물들은 공손히 인사를 올렸으며 어떤 동물은 심지어 멀리 피해다녔다. 그러나 저녁에 보금자리에 돌아오면 호랑이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다. 밖에서는 수하의 동물들이 달빛아래에 모여 재밋게 뛰놀지만 그는 고독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솔직히 그도 다른 동물들과 함께 달빛아래에서 뛰놀며 즐기고 싶었다.

어느 달밤에 호랑이는 생각끝에 동물들이 모인 빈터로 갔다. 거기서는 한창 동물들이 우등불을 에워싸고 노래와 춤을 즐기면서 꼬마양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었다. 신나게 북을 치던 말이 먼저 호랑이를 발견하고 북치던 손을 뚝 멈췄다. 그러자 모든 음악이 삽시에 끊어졌고 동물들은 멍하니 호랑이만 쳐다봤으며 담이 작은 놈들은 나무뒤에 숨기까지 했다. 원래 함께 파티를 즐기려 했던 호랑이는 정작 동물들앞에 나서자 말문을 열지 못해 그냥 "난 산보하러 나왔으니 계속 놀거라"하고 말하고는 돌아섰다.

호랑이가 거처에 돌아오자 밖에서는 다시 노래와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 호랑이는 너무나 곤혹스러웠다. 왜서 나는 다른 동물들처럼 친구와 함께 즐거움을 나눌수 없는가? 왜서 나는 잘못을 저질렀을때 남들의 충고나 일깨움을 받을수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수 없었다. 하여 그는 왕국의 동물들에게 자기가 도대체 어디가 틀렸는지 의견을 청취하려고 마음먹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호랑이는 원숭이를 찾아갔다. 호랑이는 늘 자기한테 선물을 주는 원숭이를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호랑이가 찾아오자 그네를 뛰며 놀던 원숭이는 제일 크고 잘 익은 복숭아를 호랑이에게 줬다. "너 내 친구가 맞지?"라고 호랑이가 묻자 원숭이는 "그럼요, 난 당신의 제일 충실한 친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좋아, 그럼 친구로서 나한테 무슨 결점이 있는지 알려주게" 호랑이의 간절한 물음에 원숭이는 "당신은 삼림의 왕이고 나는 당신의 부하입니다. 난 무슨 일에서나 당신을 모범으로 생각하는데 어찌 당신의 결점을 보아낼수 있겠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뒤돌아가는 호랑이의 뒷모습을 보며 원숭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쳤다.

원숭이에게서 답을 얻지 못하자 호랑이는 여우를 찾아갔다. 평소에 여우는 호랑이옆에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며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는 여우가 꼭 자기의 결점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창 털을 곱게 다듬던 여우는 호랑이가 찾아오자 얼른 일어나 자리를 내며 샘물을 권했다. 맑은 샘물을 마시며 호랑이는 이렇게 좋은 샘물은 처음 마셔본다고 말했다. 먼곳의 친구가 가져다준것이라고 여우가 말하자 호랑이는 멀리서 친구에게 샘물을 가져다줄수 있는 깊은 우정에 코끝이 찡함을 느끼며 물었다. "너 내 친구가 맞지?" "그럼요, 전 영원히 당신의 제일 좋은 친구입니다" 여우는 망설임없이 인츰 대답했다. 호랑이가 다시 자기의 결점을 알려달라고 묻자 여우는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당신은 위대한 분입니다. 전 당신에게 절대적으로 탄복합니다. 당신에게 어찌 결점이 있겠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실망에 쌓인 호랑이는 목적없이 걷다가 저도모르게 삼림 변두리에 있는 맑은 냇물가까지 갔다. 거기서는 삼림밖 마을의 한마리 늙은 소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늙은 소는 호랑이가 다가오는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계속 여유작작하게 물을 마셔댔다. 삼림왕국은 외적의 침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지만 인류와는 충돌을 피하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호랑이는 자기의 고충을 소에게 터놓았다. 그러자 늙은 소는 시무룩하게 웃으며 "당신은 남들과 너무 먼 거리를 유지하고 있소"라고 말했다.

소의 말을 듣고 호랑이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난 매일 다른 동물들과 함께 있는데 소는 왜 남들과의 거리가 멀다고 할까? 호랑이는 더욱 큰 곤혹을 느꼈다.

이야기에 담긴 철리:

한 팀을 이끄는 이더라면 위신이 없으면 안된다. 그러나 위엄과 신망을 세우려고 팀원들과의 거리를 멀리 하는것은 대가가 너무 큰 방법이다.